[탄소중립+] “韓, 산림 바이오매스 지위도 전면 재검토해야”

2022.05.25 13:04:00

유럽 의회, 재생에너지지침 개정 권고…“바이오매스, 재생에너지로 인정 못 해”



[KJtimes=정소영 기자] 기후변화와 산림파괴의 원인으로 지적받아온 바이오매스 발전에 유럽연합(EU)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25일 비영리단체인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유럽 의회 환경·보건·식량안전위원회(환경위원회)는 재생에너지지침(RED II) 개정안에서 산림 바이오매스의 사용을 제한하는 권고를 채택했다. 


국내 산림 바이오매스 정책과 방향이 유럽의 기준을 참고해온 것을 고려하면 국내 바이오매스 인식과 정책에도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개정 권고로 기존 RED II의 지속가능성 기준에 유럽 내 바이오매스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1차 바이오매스’ 정의가 추가되고 이것의 사용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1차 바이오매스는 벌채로 숲에서 직접 수확한 원목 등의 산림 바이오매스를 말한다. 국내에서도 유사하게 정부 지원 아래 ‘미이용 바이오매스’라는 이름으로 공공연히 산림이 벌채되고 있다.


이번 권고 내용을 보면 ▲1차 바이오매스는 EU 회원국의 재생에너지 목표에 포함될 수 없다 ▲재생에너지지침에 따른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단계적 사용 원칙에 따라 장수명 상품으로 사용될 수 없는 목재만 바이오매스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산불이나 병충해로 손상된 숲에서 생산된 바이오매스, 7.5MW 이하의 난방 시설, 바이오에너지 탄소 포집·저장(BECCS)을 병용하는 시설 등은 예외로 한다는 조건이다.


이번 권고가 포함된 RED II 3차 개정안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 55% 달성을 위해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7월 발의한 ‘핏 포 55(Fit for 55)’ 입법 패키지의 일부로 환경위원회가 지난 17일 채택했다. 


RED II 3차 개정안은 오는 9월 유럽 의회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후 이사회를 거쳐 각 회원국 법에 반영될 예정이다.


한국의 ‘신재생에너지법’격인 유럽연합의 RED II는 2018년 2차 개정법이 시행될 때부터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지속가능성 기준을 적용해왔다. 


3차 재생에너지지침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넘어 보전 가치가 높은 생태계에서의 바이오연료 수급을 금지한 기존의 지속가능성 기준을 산림 바이오매스로 확대해 소급 적용하는 게 주요 골자다. 또 2026년부터는 발전 전용 바이오매스 시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바이오매스의 원단위 온실가스 배출량이 석탄보다 높고, 새로 심은 나무가 배출된 탄소를 2050년까지 재흡수할 수 없다는 과학계의 우려를 반영해 이번 개정안에서 발전용 바이오매스를 제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처럼 바이오매스의 지속가능성에 과학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4월 바이오매스 난방 시설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숲을 베어내는 1차 바이오매스는 재생에너지가 아님을 EU의 주요 의사결정기관인 유럽 의회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도 “각종 예외 조항 등 아직 허점이 많은 것이 사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유럽 의회 권고와는 달리 한국은 산림 바이오매스에 대한 최소한의 지속가능성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면서 “진정한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라면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재생에너지로서 산림 바이오매스의 지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소영 기자 jsy1@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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