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왕국의 민낯①] 테슬라 차량 가격은 치솟는데, 정비센터는 고작 9곳?

2022.09.08 14:34:25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최근 차량 가격을 수천만 원씩 인상한 테슬라지만 서비스 인프라 개선은 턱없이 부족
-차량 결함 여전한데 A/S센터 없는 지역 다수...



[KJtimes=정소영 기자] 테슬라 코리아가 차량 가격을 올해만 다섯 번째 인상하고 있지만, A/S센터가 부족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의 국내 A/S센터는 고작 9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1만7828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의 14%를 점유한 것에 비하면 처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마저도 인천·강원·충청 등 일부 지역에는 A/S센터가 없다. 최근 차량 가격을 수천만 원씩 인상한 테슬라지만 서비스 인프라 개선은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 모델Y, 전년 대비 2666만 원 ↑…품질 개선은 미흡

카플레이션 현상으로 완성차 업계의 차량 가격 인상이 비일비재하지만, 테슬라는 인상 횟수와 가격 등이 폭등 수준이다. 모델Y는 전년보다 2666만 원(38%)이 인상됐고, 모델3(기본모델)도 전년 대비 1938만 원(26%)이나 올랐다.

일부 소비자들은 ‘시가(市價) 테슬라’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가격 인상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품질이나 옵션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최근 보조 기능 장치인 오토파일럿 오작동으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휘말리는 등 지속적인 품질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테슬라 코리아는 지난 7월 모델3 롱레인지와 모델Y 롱레인지·퍼포먼스 트림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인상 후 판매가는 모델3 롱레인지 8470만 원, 모델Y 롱레인지 9665만 원, 퍼포먼스 1억473만 원 등이다. 2021년부터 지금까지 인상 폭은 모델3 롱레인지 5999만 원에서 8469만 원(2470만 원·41% 증가), 모델3 퍼포먼스 7479만 원에서 9418만 원(1939만 원·26% 증가), 모델Y 퍼포먼스 7999만 원에서 1억 473만 원(2474만 원·31% 증가)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완성체 업체와 비교해도 차이가 매우 크다. 국산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5 스탠다드 모델은 2021년 대비 6.6% 증가했고, 롱레인지 트림은 약 7.9% 인상해 평균 370만 원 정도만 올랐다. 아우디 e-트론도 2021년식 가격 대비 인상률은 14만 원(0.12% 증가)에 불과하다. 테슬라의 가격 인상에 소비자 반응도 냉담하다. 전기차 동호회와 일부 누리꾼들은 수천만 원에 달하는 차 가격을 순식간에 올리는 상황을 두고 “놀랍지도 않다”, “허탈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일부 외신은 테슬라의 가격 인상 배경을 두고 원자잿값 상승과 공급 부족 등을 꼽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그렇다고 해도 다른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테슬라만 유독 수천만 원이 넘는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테슬라의 행보가 마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이어 “후속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라이벌 전기차 등장으로 점유율 감소와 경영 실적 하락이 원인으로 보인다”며 “지금의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대당 마진율을 높여 이익을 내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가격 인상 후 차량의 품질이 높아지거나 눈에 띄게 기능이 변화한 것도 아니다. 

지난 2월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조사한 결과 테슬라의 도어관련 결함은 1870건이었다. 교통안전공단 제공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작 공정상의 문제점이 심각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보조 기능 장치인 오토파일럿이 오작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행 중 급제동 문제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가격은 천정부지로 높아졌지만, 품질 문제는 여전히 다양화·지속화되고 있다. 

 ◇A/S센터 없는 지역 대부분…소비자만 ‘봉’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8월 현재 전국 370여 곳에서 전기차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기아는 279곳, 르노는 192곳에서 전기차 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외국 제조사들의 서비스센터는 현저히 적다. 벤츠 56곳, BMW 34곳, 볼보 32곳 등이다. 테슬라는 여기에도 미치지 않는다.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기준 3위 업체지만 서비스센터는 고작 9곳에 불과하다. 누적 차량 보급 대수가 3만9584대에 달해 센터당 평균 4398대의 차량을 맡아야 한다. 2년 연속 1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대세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판매량이 1000~2000대 수준인 캐딜락(17곳), 푸조(18곳)보다도 적다.

지역별 편차도 심각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국내 9개의 테슬라 서비스센터 대부분이 수도권·광역시에 포진돼 있다. 인천·강원·충청 등 일부 지역에는 전무다. 해당 지역에 서비스센터가 없다면 먼 거리를 이동해 차량을 수리해야 한다. 서비스센터 부족은 차량 수리 대기 기간도 길어지게 한다. 테슬라는 정책적 사유로 부품 및 견적에 대한 정보 공유를 막아 사설 업체 이용도 어렵다.

소비자주권연대는 “고성능의 차량을 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후 관리와 인프라 확충도 제조사가 갖춰야 할 의무”라며 “한국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지만,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 인프라 구축 등은 타 수입차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테슬라의 한국 시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8% 증가한 1조 842억4215만 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도 4000대(모델3·Y) 넘게 팔렸고, 앞으로도 보급 대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소비자주권연대는 “테슬라는 이른 시일 내에 인프라 개선·정비센터 확충 등을 시행해 한국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고객의 신뢰에 보답해야 한다”며 “서비스 불편이 심화하면 소비자 불만을 넘어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소영 기자 jsy1@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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