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보냈더니 마약 배워왔나" 재벌 3세들의 실태

2023.01.13 11:12:56

남양유업, 고려제강, 범 효성가…끝없는 재벌가 마약 스캔들 어디까지
마약 소비뿐 아니라 공급까지? '3세들의 타락'에 기업 이미지도 추락

[KJtimes=신현희 기자] 재벌가 3세를 비롯한 사회 고위층 자제들의 마약 범죄, 대체 어디까지 연루된 걸까. 

마약은 1990년대 이후에 유학생들, 또 그들 사이에 연대를 만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사용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인 마약이 해외에서는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벌가 자녀들은 해외 유학 시절, 마약이라는 공통 분모를 활용해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이는 사회적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지난해 말, 한꺼번에 불거진 '재벌3세 마약 스캔들'은 재벌3세 자신이 '마약 소비자'이자 '공급자'가 된 데서 더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혼자 숨어서 마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인이나 주변에 권유해 함께 마약의 나락으로 빠지는 경우로 변질되고 있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에 의하면 "이들은 해외 유학 시절 처음 마약류를 접한 뒤 귀국 후에도 끊지 못하고 수년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끊지 못하는 것인지, 끊지 않는 것인지, 이들에게는 보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게 사회적인 시선이다.

남양유업, 재벌3세 마약 스캔들 대명사 될라  

남양유업이 또 다시 오너가의 마약 리스크로 긴장하고 있다.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 차남의 자제인 홍씨가 액상대마와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사람에게 공급한 혐의로 최근 구속 기소됐기 때문이다. 


현재 홍씨는 대마초를 자신이 투약한 데 그치지 않고 지인과 유학생들에게 유통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홍씨에게 대마초를 받은 사람들을 수사 선상에 올려두고 수사망을 확대, 더 많은 리스트가 터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홍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남양유업 3세들의 마약 스캔들이 끊임없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홍 명예회장의 외손녀인 황하나씨가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는 2015∼2018년 전 연인인 가수 박유천씨 등과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2019년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황씨는 집행유예 기간이던 2020년에도 마약을 투약했다가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확정받고 수감됐으며, 최근 출소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씨가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자는 맞지만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근무한 적이 없다"며 회사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앞서 황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실제 외손녀 황하나는 남양유업과 무관한 그저 창업주 손녀일 뿐이라고 호소했지만, 그럴수록 여론은 싸늘했고 한동안 남양유업과 황하나를 '마약'이라는 키워드로 묶어 기억했다. 

그런 황씨가 잊히기도 전에 사촌관계인 홍씨 사건이 터졌고 남양유업 측에서는 또 다시 회사와 관계없다며 손절했다. 

홍씨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동생인 홍우식 서울광고기획 대표의 아들이다. 서울광고기획은 프렌치카페, 불가리스, 맛있는우유 GT,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 등 남양유업 주요 제품 광고를 맡았지만 경영 악화로 인해 2019년 폐업했다. 

고려제강 창업주 손자 홍모씨 마약투약 혐의기업 이미지 타격 

중견 철강업체인 고려제강 창업주 홍종렬 회장의 손자인 홍씨도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검찰측은 상당기간 전부터 홍씨의 마약거래 투약혐의를 인지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홍씨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체포와 동시에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홍씨는 조사 과정에서 소지했던 마약을 버렸다는 내용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의 경우는 현재 고려제강의 계열사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제강 관계자는 "홍씨는 고려제강이 아닌 고려용접봉의 임직원으로, 고려제강과 고려용접봉은 지분관계가 없고 계열 분리가 완료되어 전혀 무관하다"고 전했다. 

고려제강은 부산지역에서 시작해 관련 계열사와 하청업체를 포함하면 수천 명이 직원이 일하고 있다. 창업주인 홍종렬 회장은 생전 기부도 많이 하고 직원들에게 정년 없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애쓴 것으로 유명한데, 3세의 개인적 일탈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으면서 무고한 직원들과 관련 종사자들에게도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지고 있다는 게 회사측 입장이다. 

범 효성가 3세, JB금융지주사 전 회장 사위 등 기소 

지난해 11월30일에는 범 효성가 3세인 조씨와 JB금융지주사 김한 전 회장의 사위인 임씨 등이 대마 매수 및 흡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씨는 효성 창업주 조홍제 회장 3남인 조욱래 DSDL 회장의 아들로 DSDL 이사로 재직 중이다. DSDL은 현재 개발 및 투자사업, 호텔사업, 식음료사업, 임대사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관계사로 4성급 호텔 프레이저플레이스 센트럴,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 더 그랜드 섬오름(제주), 힐튼 밴쿠버 메트로타운, 퍼스트플로어 센트럴, 퍼스트플로어 남대문, 2nd 퍼스트플로어, 여의도 동성빌딩, 남통동성피혁 유한공사 등이 있다. 

효성그룹은 "이미 40여 년 전에 DSDL(구 동성개발)로 분리되어 효성과는 사업적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JB금융지주사 김한 전 회장도 이번 사위 마약 사건으로 평소 '명문가의 소탈한 인물'이라는 호평에 흠집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김한 전 회장의 부친은 과거 문교부 장관, 고려대 총장 등을 거쳐 16대 국무총리를 역임한 고 김상협 전 총리이고, 조부는 삼양그룹 김연수 창업주, 김연수 창업주의 형은 김성수 고려대 설립자다. 

이처럼 전북지역 명문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집안에 사위 마약 사건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한편, 국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관련 법을 어길 경우 최대 10년 이하 징역에서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초범인 경우 집행유예로 끝난다. 

또한 마약 사건에 연루된 모든 기업들이 "3세들은 현재 모기업에 지분이 없다"는 이유를 대며, 회사와 이들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손자는 맞지만 회사와는 상관없다'는 입장보다 차라리 고개 숙여 사죄하는 편이 국민적 정서와 잘 맞지 않을까 싶다. 




신현희 기자 shh@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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