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공장 민낯⑬] "독성물질 수은·납 검출…영월 쌍용시멘트 수은·한일현대시멘트 납 '최다'"

2023.12.14 11:14:24

한일현대(영월)·삼표·쌍용(동해,영월)·성신·한일·한라시멘트에서도 수은 검출…한일현대(영월)시멘트서 가장 많은 납 검출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시멘트에 함유된 수은과 납에 대한 법적 기준치 마련해야…가장 안전해야 할 집을 독극물에 무방비 노출


[KJtimes=정소영 기자]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가 지난 1년간(2022년 10월~2023년 9월) 발표한 국내외 시멘트의 중금속 검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쌍용시멘트(영월)에서 4개월간 수은(Hg, 2만 3688mg)이 가장 많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삼표시멘트(삼척)가 9개월간 1만 8698mg, 성신양회(단양) 1개월간(2023.6) 1만 1085mg, 한라시멘트(옥계) 9개월간 0.8679mg, 한일시멘트(단양) 6개월간 0.614mg, 쌍용시멘트(동해) 6개월간 0.4525mg, 한일현대시멘트(영월) 4개월간 0.3122mg이 검출됐다. 아세아시멘트(제천)와 한일현대시멘트(단양)는 이 기간 동안 수은이 검출되지 않았다.
 
납성분은 한일현대시멘트(영월)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다.

이 조사는 환경부 분석결과인 1kg당 mg과, 일반적 생산 유통 판매 단위인 시멘트 1포(40Kg)당 mg을 기준으로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1년간) 시멘트에 포함된 중금속 수은(Hg), 납(Pb) 검출량을 산출한 것이다.

해당 조사를 진행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시멘트에서 수은이나 납이 검출되면 그 시멘트로 지은 아파트 등 건축물에 사는 사람의 경우 흡입·피부접촉 등을 통해 수은이나 납이 체내로 들어오게 된다"며 "수은은 온도계, 혈압계, 각종 계측장비, 형광등, 아말감 등 일상생활 속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물질이지만, 매우 강한 독성을 갖고 있는 중금속 물질이다"고 밝혔다. 

이어 "수은이 공기 중에 노출될 경우 증발해 공기 중 수은 증기의 농도가 높아진다"며 "이러한 공기를 사람이 호흡하게 되면 체내로 흡수되어 호흡기계, 신경계, 신장 등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납 중독은 사람의 신경계에 이상을 일으켜 정신 이상, 신체 마비, 빈혈,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면 회복이 힘들며, 심한 흥분과 정신착란, 경련, 발작 등을 동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수은과 납은 인체에 유해한 독성물질이므로 시멘트에 함유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시멘트 제조사들은 이러한 성분이 들어있는 폐기물 시멘트를 생산해 아파트나 주택 등의 건축자재로 사용하고 있어,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을 독극물에 무방비로 노출된 장소로 만들고 있다"고 일갈했다.




"시멘트 제조사들, 독성물질인 수은과 납 포함된 폐기물을 시멘트 원료로 사용해 시멘트 생산"
 
앞서 국립환경과학원이 2012년 5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조사한 '수은함유 폐기물 배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은함유 폐기물을 배출하는 곳은 총 25개 업종 169개 사업장이다. 배출되는 폐기물 속에는 연간 총 33.5톤의 수은이 함유돼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비철 추출·가공업종에서 연간 배출되는 폐기물 속에 29.5톤의 수은이 함유돼 있어 전체 배출량 33.5톤의 약 8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물 속에 연간 0.1톤 이상 수은이 함유돼 배출되는 업종으로는 철강 추출·가공(1.1톤/년), 생활폐기물 소각(1톤/년), 석탄 발전(0.8톤/년), 하·폐수처리(0.5톤/년), 의료폐기물 소각(0.2톤/년)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시멘트 제조사들은 독성물질인 수은과 납이 포함된 폐기물을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해 시멘트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며 "그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시멘트에서 mg/kg당 수은 검출량이 최고 1만 1085mg, 납은 최고 288.77mg이 검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정부는 독성물질인 수은과 납의 폐해와 대책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어야 수은과 납의 시멘트 함량에 대한 법적 기준치 마련돼야(우리나라는 법률적인 기준이 없고, 시멘트사들의 자체적인 기준만이 존재하는 상황) 수은 근절을 위한 미나마타협약 서명국으로 폐기물의 사용량과 종류를 제한해야(2013년 10월 유엔환경계획(UNEP)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 협약' 채택폐기물 시멘트(1999년 이후)로 지어진 아파트, 주택 등 건축물의 장기거주자들 대한 정밀 건강 실태조사 실시해야(환경부가 1999년 이후 시멘트 생산에 폐기물을 사용하도록 허가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6가크롬, 비소, 수은, 납 등 1급 발암물질 및 독성물질 등 시멘트에서 검출) 등의 4가지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독성물질인 수은과 납이 함유된 폐기물을 사용해 시멘트를 생산하면 시멘트에서 곧바로 수은과 납이 검출된다. 특히 정부가 2013년 수은을 근절하기 위한 미나마타협약에 서명했음에도 수은이 검출되는 시멘트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있는 사실은 이 서명이 대외적인 홍보용에 불과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성물질인 수은과 납이 검출되는 시멘트로 지어진 전국의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입주민들에게 수은과 납의 유해성으로 인한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정부 산하 여러 연구기관의 보고서가 증명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방치한채 시멘트 제조사들의 이익만을 위해 눈감아 주고 있다"고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미나마타협약 서명에 머무르지 말고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독성물질인 수은과 납의 폐해와 그에 따른 대책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립환경과학원은 시멘트에 포함된 유해성분의 기준을 1kg함량 기준으로 분석·발표할 것이 아니라, 시멘트의 생산·유통·판매 기준인 1포 40kg을 기준으로 중금속 함량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이 함유된 시멘트를 사용해 전국의 아파트 단지가 건설됐고, 입주민들은 이러한 아파트에서 장기간 거주하면서 다양한 질병을 호소해 왔다"며 "환경부와 시멘트사, 보건복지부는 이제라도 1999년 이후 신축된 아파트 등 건축물에 장기간 살고 있는 입주민들에 대한 건강실태와 관련해 시민단체, 학계, 정부,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종합적인 정밀 건강실태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명확하게 공개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3년 10월 유엔환경계획(UNEP)는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협약'을 채택했다.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협약(이하 협약)'은 전세계적으로 수은 사용을 근절하기 위해 수은의 생산부터 사용·배출·폐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유엔 협약으로, 50개국 비준시 발효된다. 우리나라는 2014년 9월에 미나마타협약에 서명했고, 협약 비준을 준비 중이다. 
 
환경부는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협약'의 발효에 대비해 '탈 수은 사회'로 전환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을 위해 '수은관리종합대책(2016~2020)'을 수립했다. 이 대책에 근거해 △환경 중 수은 모니터링, △수은 배출저감 및 취급시설 환경·안전관리강화, △수은 원자재, 첨가제품 관리 및 친환경적 폐기, 수은 노출 저감, 수은 취급시설의 폐기·철거시 폐기물의 처리 등과 관련해 잔류 수은의 적정 처리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각 시멘트사가 수은이 함유된 각종 폐기물을 사용해 시멘트를 생산·판매·유통하고 있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는 게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지적이다.

수은과 납의 유해성
 
장기간 수은 증기를 흡입하면 중추신경계가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 만성수은 중독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떨림, 신경과민(성격과 행동변화, 수줍음, 과민반응, 불안감, 기억력 손상, 불면증), 구강치은염(입과 잇몸 염증)을 들 수 있다.
 
또한 수은중독에 의해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되면 주변 신경계의 손상과 관련된 증상(무력증, 무력각증, 이상감각, 근육경련) 및 징후(근육위축, 섬유속성 연축, 지각력손실)가 나타난다.
 
이러한 신경학적 이상 외에 그 다음으로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장기가 신장으로 많은 양이 흡수될 경우 신장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비교적 저농도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는 지적능력이나 감정상태 저하, 떨림이나 협조운동부전과 같은 운동근육계 장애, 신경전도 속도와 같은 주변신경독성 및 신장영향이 보고되고 있다.

납은 사람에게 노출되면 노출기간과 몸 속의 납 농도에 따라 초기에는 식욕 부진, 변비, 복부 팽만감이 나타날 수 있다. 납 농도가 더 높아지면 급성 복통을 일으키게 된다. 이와 함께 권태감, 불면증, 노이로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납은 공기 중의 분진이나 증기 상태로 흡입 및 섭취를 통해 인체 내로 들어 오며, 유기납(4염화에틸납)의 경우 피부를 통해서도 흡수되기도 하지만 직업성 노출일 경우 가장 중요한 경로는 폐를 통한 흡수이다.
 
폐포에 침착하는 납 분진의 입자는 1㎛가 제일 많으며, 0.4㎛의 크기가 가장 적다. 또한 납은 적혈구와 친화성이 매우 커서 최소한 체내 순환하는 납량의 95% 이상이 적혈구와 결합돼 있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납에 소량으로 중독됐더라도 지능 및 주의력 저하, 읽기와 배우기 장애, 청각 장애, 비정상적인 과민증, 성장 지연, 성격 변화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소영 기자 jsy1@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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