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과거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경제적 파급력을 미치며 국가 간 성장 격차를 다시 벌리는 ‘제2의 대분기(Great Divergence)’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원장 민병주, KIAT)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 도입 여부에 따라 국가 GDP가 최대 45%까지 격차를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이 민간 투자와 인프라를 앞세워 독주하는 가운데, 한국은 높은 R&D 비중에도 불구하고 민간 투자 규모에서 글로벌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있어 전력 인프라 확충과 규제 완화 등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AI, 산업혁명급 변화…다시 벌어질 ‘격차’…“AI, GDP 최대 45%까지 증가 가능”
지난달 한국산업기술진흥원(원장 민병주)은 산업기술정책브리프를 통해 인공지능(AI)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과 이로 인한 국가 간 격차 확대 가능성을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경제자문위원회(CEA)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AI가 과거 산업혁명과 같은 ‘대분기(Great Divergence)’를 다시 촉발할 수 있는지를 점검한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산업혁명 이후 선진국과 다른 국가 간 경제 성장 격차가 크게 벌어졌던 ‘대분기’ 현상이 있었다. 최근 25년간은 격차가 다소 줄어드는 흐름이었지만,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다시 격차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기술 확산으로 생산성과 성장률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도 재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AI의 경제적 영향은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됐다”며 “기존 연구들을 종합하면 AI로 인한 GDP 증가폭은 최소 1%에서 최대 45% 이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에는 AI 투자만으로도 연평균 1.3%의 성장 효과가 나타났으며, 중간 수준에서는 2~7%의 추가 성장도 전망되고 있고, 일부 연구에서는 10년 후 최대 45%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전망은 AI가 인간 노동을 완전히 대체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 일자리 영향은 줄기도, 늘기도 ‘엇갈림’…AI 경쟁, 미국·중국·EU 순 “한국은 뒤처져”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지 않다”며 “코딩·고객 서비스 등 일부 직종에서는 초급 인력 고용 감소가 관찰된 반면, 전체 실업률과의 뚜렷한 상관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기술 발전으로 효율이 높아지면 오히려 전체 수요가 증가하는 ‘제본스의 역설’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고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한때 대체될 것으로 예상됐던 방사선 전문의 직종은 오히려 높은 고용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경쟁력은 투자·성능·도입 측면에서 국가 간 격차가 뚜렷했다.
AI 경쟁 구도를 보면 투자 부문에서는 미국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중국이 그 뒤를 잇고 있으며, 성능 측면에서는 주요국 간 격차가 비교적 크지 않은 반면, 도입 분야에서는 미국이 전 세계 AI 연산의 약 74%를 확보하며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민간 중심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 확충을 통해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R&D 투자 비중은 높은 편이지만, 민간 AI 투자 규모는 주요국 대비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한국은 민간 AI 투자 상위 10위권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 정부 정책에도 불구 투자·전력 대응 과제…“지금이 대응 골든타임”
한국은 그간 ‘인공지능 국가전략’ 등을 통해 AI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최근에는 국가AI전략위원회 출범과 행동계획 발표 등으로 정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규제 완화 속도를 높이고 민간 투자 활성화와 벤처 생태계 강화를 추진하는 한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이번 분석을 통해 AI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국가 간 경제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는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투자, 성능, 도입 전반에서 종합적인 정책 대응을 신속히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