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매년 4월 25일은 남극 생태계의 상징인 펭귄의 보호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세계 펭귄의 날’이다.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선 펭귄은 해빙과 먹이망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 지표종으로, 이들의 위기는 곧 남극 생태계 전반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최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황제펭귄의 멸종위기 등급을 ‘준위협종(NT)’에서 ‘위기(EN)’로 두 단계나 상향 조정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빙 감소가 번식 실패로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WWF(세계자연기금)는 4월 ‘해피애니버서리’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펭귄을 선정하고 남극 보호의 시급성을 알리고 있다.
◆ 삶의 터전인 해빙 붕괴…서남극 개체 수 22% 감소
지구상 18종의 펭귄 중 가장 큰 황제펭귄은 혹한에 최적화된 동물이다. 영하 50도의 추위도 견뎌내지만, 역설적으로 녹아내리는 얼음은 견디지 못한다. 평생 땅을 밟지 않고 해빙 위에서 산란과 육아를 해결하는 이들에게 해빙은 생존 그 자체다.
그러나 2016년 이후 남극 해빙은 면적과 지속 기간 모두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2022년 벨링스하우젠해에서는 조기 해빙 붕괴로 방수 깃털이 자라지 않은 새끼들이 바다로 내몰려 대규모로 폐사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WWF의 위성 관측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서남극 지역의 황제펭귄 개체 수는 약 22%나 급감했다.
◆ 조약돌로 집 짓고 ‘공동 육아’하는 아델리펭귄의 지혜
남극에서 가장 개체 수가 많은 아델리펭귄(약 500만 마리)은 독특한 집단생활로 번식을 이어간다. 수컷은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 부지런히 조약돌을 모아 둥지를 짓는데, 이 과정에서 돌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도둑질이 벌어지기도 한다.
부화 후 3주가 지나면 부모가 모두 먹이를 구하러 떠나는데, 이때 새끼들은 여럿이 모여 체온을 나누고 포식자로부터 서로를 지키는 ‘공동 육아’ 방식을 택한다. 이는 혹독한 남극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펭귄들만의 생존 전략이다.
◆ WWF, 과학적 모니터링 강화 및 ‘특별보호종’ 지정 촉구
WWF는 남극 생태계 보전을 위해 과학적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영국 남극조사국(BAS)과 협력해 펭귄에 GPS 추적 장치를 부착, 이동 경로와 해빙 변화의 관계를 분석 중이다. 또한 위성 이미지를 통해 펭귄 배설물 흔적을 추적하며 개체 수를 추정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2024년에는 4곳의 신규 번식지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나아가 WWF는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제48차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ATCM48)에서 황제펭귄의 ‘특별보호종(Specially Protected Species)’ 지정을 공식 촉구할 계획이다.
WWF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 자연보전기관으로, 자연 파괴를 막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한국WWF 역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하며 지구를 지키는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