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시공 '광주 아파트 붕괴', 총체적 부실이 낳은 인재(人災)

2022.03.15 14:08:59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콘크리트 품질관리·감리 소홀 등 전반적 관리 부실도 붕괴 영향”


 

[KJtimes=정소영 기자] 지난 1월 11일 오후 광주시 서구 화운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참사가 ‘인재’라는 정부 당국의 발표가 나왔다.


당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PIT층(옥상층인 39층과 38층 사이에 배관 등을 설치하는 별도의 층) 바닥이 붕괴되면서 39층 하부로 16개층 이상의 외벽이 파손·붕괴돼 근로자 7명(사망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충남대 김규용 교수, 이하 사조위)는 14일 ‘광주시 서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위에 따르면 건축구조·건축시공·법률 등 관련 분야별 전문가 12명을 구성해 지난 1월 12일부터 약 2개월간 현장조사, 관계자 청문, 문서검토뿐만 아니라 재료 강도시험, 붕괴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사고원인 조사를 진행했으며 매주 정례회의를 개최해 사고원인을 면밀히 분석·검증했다.


건축구조 및 시공 안전성 측면의 사고원인과 관련해서는 “39층 바닥 시공방법 및 지지방식을 당초 설계도서와 다르게 임의 변경하고 PIT층에 콘크리트 가벽을 설치했다”며 “PIT층 바닥 슬래브 작용 하중이 설계보다 2.24배 증가했으며 하중도 중앙부로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어 “PIT층 하부 가설지지대(동바리)는 조기 철거해 PIT층 바닥 슬래브가 하중을 단독 지지하도록 만들어 1차 붕괴를 유발했다”며 “이로 인해 건물 하부방향으로 23층(피난안전층 위층)까지 연속붕괴가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붕괴 건축물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시험체의 강도시험 결과, 대다수 시험체가 설계기준 강도의 85% 수준에 미달(17개층 중 15개층)했다”며 “콘크리트 강도 부족은 철근과 부착 저하를 유발해 붕괴 등에 대한 건축물의 안전성 저하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공사관리 측면의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시공 과정을 확인하고 위의 붕괴위험을 차단해야 할 감리자의 역할이 부족했다. 공사감리 시 관계 전문기술자와의 업무협력을 이행하지 않아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감리자는 발주기관에 제출된 ‘건축분야 공종별 검측업무기준’과 다르게 작성한 검측 체크리스트를 사용해 사고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가벽’에 대한 구조 안전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사조위는 사고원인 분석 결과에 따라 ▲제도이행 강화 ▲현감리제도 개선 ▲자재·품질관리 개선 ▲하도급 제도 개선 등의 재발방지방안을 제시했다.


사조위는 “설계변경 등 주요 의사결정 시 관련 전문기술자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안전과 관련된 건설기준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감리자가 발주자와 시공사로부터 독립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지자체의 감리 관리기능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미콘의 생산과정부터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현장품질관리 개선을 위해 품질관리자의 겸직 금지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며 이면계약과 함께 비합법적 하도급 계약 방지 방안을 제시했다.


사조위 김규용 위원장은 “위원회는 두 달간 사고원인의 면밀한 분석을 위해 노력했으며 조사결과가 붕괴사고의 원인 규명뿐만 아니라 향후 유사 사고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최종보고서는 지금까지 분석된 조사결과 등을 정리하고 세부적인 사항을 보완해 약 3주 후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조위에서 작성한 HDC 아파트 붕괴사고의 최종보고서는 국토교통부 누리집과 국토안전관리원에서 운영하는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광주시 서구 화운로 아파트 신축공사는 ㈜HDC아이앤콘스가 광주광역시 서구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고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해 공사를 진행했다.


지하4층~지상39층, 8개동 규모의 847세대(공동주택+오피스텔)로 구성된 연면적 7만 8360㎡의 해당 신축공사는 건축사사무소광장이 감리를 맡았으며 지난 2019년 5월 17일에 착공해 올해 11월 30일에 완공할 예정이었다.



정소영 기자 jsy1@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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