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친환경 종합생활용품 기업인 피죤(대표 이주연)이 시판 중인 22개 섬유유연제 모두 알레르기 유발성분이 함유된 채 소비자가 오인·혼동하게끔 안전한 성분인 것으로 광고해 이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는 '2022년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 선정된 '피죤'의 22개 섬유유연제 제품에 대한 온라인 표시 광고 내용을 조사한 결과, 22개 모든 제품에서 소비자를 오인·혼동하게 하는 표시·광고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민회의는 "소비자는 '자극 없는 향과 성분', '걱정 없이 안전하게' 등의 문구를 통해 제품의 성분이 안전하지 않으면서도 안전한 것처럼 오인해 믿고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며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섬유유연제 향료 알레르기 표시·광고의 법적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피죤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분에 집중', '세계 최고의 품질', '더 안전해진 성분' 등의 표시·광고 문구를 사용하며, 피죤 철학인 '자연중심', '안전성분', '품질 최우선'을 강조했다.
공식 온라인몰에서도 '자극 없는 향과 성분이 아토피 걱정을 줄여', '민감한 피부도 성분 걱정 없이 안심' 등의 표시·광고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섬유유연제 속에 안전한 성분만 들어있는 것처럼 광고했다.
시민회의는 "안전한 성분을 강조한 피죤의 섬유유연제 22개 모든 제품에서 평균 5개~6개 향료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직접 시중 마트에 방문해 피죤 섬유유연제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표시사항'을 확인해 본 결과, 외국계 제품과 달리 피죤 제품은 소비자가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확인하기 어렵게 표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피존 핑크로즈 제품은 글씨 크기 2mm로 수많은 전 성분 가운데 알레르기 유발성분인 시트로넬롤, 헥실신남알, 리날로놀, 부틸페닐메필프로피오날, 리모넨 등 5가지 성분을 바탕색과 유사한 색상으로 표시했다. △피존 블루비앙카 제품도 글씨 크기 2mm로 알레르기 유발성분인 시트로넬롤, 리모넨 등 2가지 성분을 바탕색과 유사한 색상으로 표시했다.
반면, 외국계 다우O 제품은 글씨 크기가 2mm로 같았지만, 알레르기유발가능물질 표기는 바탕색과 다른 검은색 글씨로 표기하고 밑줄표시까지 한 뒤 헥신실남알, 벤질살리실레이트, 시트로넬롤, 알파-이소메칠이오논, 리모넨 등 5가지 성분을 기재해 소비자가 알레르기 유발성분을 확인하기 쉽게 했다.
향료 알레르기는 매우 적은 양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향료 알레르기 환자는 원인물질의 향을 맡았을 때는 두통, 현기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피부에 닿았을 때는 발진, 색소 침착, 기관지 자극, 메스꺼움,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어 "제조사는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표시 사항' 뿐만 아니라, 온라인몰을 통해 제품을 표시·광고할 때도 명확하게 알레르기 유발성분을 고시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알레르기 유발성분 함유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성분명의 글자크기, 색상 등에 차이를 두어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행 '화장품법 시행규칙'은 향료 알레르기 유발성분을 전 성분과 함께 나열해 표시하는 데 불과하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소비자 안전 강화를 위해 전 성분과 별도로 향료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비자를 오인·혼동하게 해 안전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온라인 표시·광고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엄격한 법적 규제와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피죤 측은 "알레르기 성분 표기 관련해 피죤이 소비자가 혼동할 수 있게 표기했다는 방향으로 설명이 돼있으나, 피죤 제품의 경우 모든 제품은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적법한 절차와 신고를 거쳐 생산·판매가 되고 있다"며 "알레르기 물질 또한 동일한 행정규칙(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의 표시방법) 내 규정돼 있는 규범에 따라 적법하게 기재돼 판매되고 있다"면서 법적인 위반사항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