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자동차 부품업체 한세모빌리티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법정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행위를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6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는 "중소 협력업체의 핵심 기술자료를 정식 절차 없이 요구한 대기업에 대해 공정당국이 제동을 걸었다"며 "단순한 기술 요구가 아닌 '절차 위반' 자체를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향후 산업 전반의 거래 관행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기술자료 '탈취' 여부뿐 아니라, 요구 과정의 절차 위반만으로도 제재가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크다.
◆이메일로 기술자료 요구…"사전협의·서면 없었다"
문제가 된 사례는 드라이브 샤프트 부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했다. 한세모빌리티는 해당 부품 제조를 협력업체에 위탁하면서, 관리계획서와 잠재적 고장형태 영향분석서(FMEA) 등 기술자료 3건을 이메일로 요구했다.
이들 자료는 단순한 문서가 아니라 제조공정, 설비, 품질관리 기준, 불량 예방 방법 등이 포함된 핵심 기술정보다.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만큼, 법적으로도 보호 대상에 해당한다.
하지만 회사 측은 기술자료 요구 목적, 권리 귀속, 대가 등 필수 사항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 자료를 요청했고, 관련 내용을 명시한 법정 서면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하도급법이 규정한 최소한의 절차를 위반한 것이다.
◆"요구 단계부터 보호"…관행 개선 신호탄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불가피하게 요구할 경우에도 반드시 사전 협의와 서면 교부를 통해 권리 관계를 명확히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기술자료 유용이나 탈취를 사후가 아닌 '요구 단계'에서부터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이번 조치는 이러한 취지를 재확인하며, 기업 간 거래에서 절차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례로 평가된다.
산업계에서는 그동안 이메일이나 구두 요청 등 비공식 방식으로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관행이 일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제재를 계기로 이러한 방식은 상당 부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한 산업 전문가는 "기술자료 보호는 단순한 법적 문제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이번 조치는 중소기업이 안심하고 기술을 개발·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으로도 기술자료 요구와 관련된 절차 위반 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술 탈취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를 지키지 않은 행위 자체도 적극 제재해 중소기업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