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안개속"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의 인수합병…올해 넘기나

2022.12.06 09:45:42

"합병 최대 고비" "물거품 우려도" 4개국 필수신고국가(미국, EU, 중국, 일본) 심사 남아

[KJtimes=김지아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하는 거 맞긴 맞나요? 왜 이렇게 오래 걸리죠?" "두 회사의 인수 및 통합 작업은 2년째 왜 그대로 인가요" "오래 걸리는 이유는 뭔가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회사가 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온 이후, 2년째 지지부진한 두 회사의 인수 통합 작업에 대한 '궁금증'은 두 회사의 '기업결합 심사' 뉴스가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말들이다.  

당초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추진해 지난 2021년 6월 말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이 미뤄지면서 일각에서는 다양한 인수 실패설이 나돌고 있다. 

업계에서 바라본 두 회사의 인수 및 통합작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인수·통합의 필수 선행조건인 '해외 기업결합심사' 부분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14일 9개 필수신고국가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를 진행한 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 △터키 △대만 △베트남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승인을 받았다. 또 태국의 경우 기업결합 사전심사 대상이 아님을 통보받았다. 

임의신고국가의 경우 △호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승인 결정을 받았고, 필리핀은 신고 대상이 아니므로 절차를 종결한다는 의견을 접수했다. 임의신고국은 기업결합신고가 필수는 아니지만, 향후 당국 조사 가능성을 고려해 대한항공이 자발적으로 신고한 국가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4개국으로부터의 승인과 1개국의 협조가 남아있는 셈이다. 4개국 필수신고국가는 △미국 △EU(유럽연합) △중국 △일본이며, 임의신고국가인 영국 경쟁당국이 남았다. 

영국 경쟁시장청(CMA) 독과점 시정조치안 수용, EU의 승인여부는? 

업계에서는 가장 큰 걸림돌로 영국 경쟁시장청과 EU를 꼽고 있다. 실례로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관련 영국 경쟁당국의 부정적 전망에 흔들렸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지난 1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한국-영국 선에 대해 독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MA는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제출을 요구했다. 

이후 영국 CMA가  지난 11월28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독과점 해소를 위한 시정조치안을 수용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대한항공의 제안(시정조치안)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은 영국 항공사가 인천∼런던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 시장 경쟁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CMA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CMA는 시장 의견 등을 수렴한 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시정조치안이 수용된 만큼 합병 승인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영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조속히 종결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에 힘입어 11일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IDT는 가격제한폭까지 뛰어 1만5500원에 마쳤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날보다 11.54% 오른 1만3050원에 마쳤고, 에어부산은 2175원으로 3.33% 올랐다. 대한항공은 2만5200원으로 2.65% 올랐고, 진에어도 1만3600원으로 3.82% 상승했다. 

이들 기업 주가의 동반 상승은 28일 영국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독과점 해소를 위한 시정조치안을 수용하면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기업 결합이 이뤄지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노선과 스케줄을 활용해 더욱 다양한 노선 구성과 환승 전략 추구가 가능해져 글로벌 항공사와 여객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업계 일각 "아직 갈 길은 멀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시선도 피할수 없다. 아직 필수 신고국가 중 한 곳인 EU의 심사도 남았다. 앞서 영국이 임의 신고국가였다면, 필수 신고국가인 EU는 쉽게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U가 기업결합심사 만큼은 까다로운 잣대를 내놓는다는 말도 있다. 실례로 EU는 지난 2021년 캐나다 항공사인 에어캐나다와 에어트랜샛 합병을 승인하지 않았다. 덕분에 결국 에어캐나다는 인수를 자진 철회해야 했고, 합병은 무산됐다. 한국도 올해 초 일부 선박에 대해 독점이 발생할 것이라는 이유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EU가 승인하지 않았다. 

필수 신고국가 중 어느 한 국가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반대할 경우 두 회사의 기업결합이 무산된다.

아울러 미국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11월16일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독과점 가능성이 높아,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미 당국은 양사 합병 이후 시장 경쟁성이 제한되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어서 심사가 올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일본과 중국에서도 기업결합신고 이후 보충자료를 추가 제출하며 심사를 받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을 신고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총 14개국이다. 이중 터키, 대만, 호주 등 9개국 경쟁 당국은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2월 뉴욕, 파리, 제주 등 일부 노선의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을 다른 항공사에 이전하고 운임 인상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결합을 승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필수 신고국가 중 어느 한 곳에서 합병을 승인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면, 그 뒤로 다른 국가들의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조만간 공개될 미국의 결정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통합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최후는?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통합이 무산되면 대한항공 보다 아시나항공의 경우 파산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 재무 상황이 악조건인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현재 없기 때문이다"고 우려를 내놨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20년(1월부터 12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총액은 12조7621억원에서 2021년(1월부터 12월) 부채총액은 12조 5615억원이었지만 2022년(1월부터 9월까지) 부채총액은 13조 7471억원으로 높아졌다. 자본잠식률도 2020년 3분기 50.18%에서 지난 3분기에는 64.12%로 높아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이 실패하면 회생의 기회가 없다. 기업결합 심사도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자본과 인력을 총 동원해 해외 기업결합심사에 대응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쟁당국으로부터 조속한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5개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운영, 맞춤형 전략을 시행 중이다.




김지아 기자 k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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