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3일 NH투자증권은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가 국내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NH투자증권은 오는 4일부터 발동되는 플루오르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불화수소 등 3가지 품목에 대한 개별 수출 허가 제도는 당장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오히려 일본 기업들의 피해에 대한 시장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현우·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규제 대상 리지스트 관련 세부 품목 확인 결과 EUV(극자외선)용에 한정된 규제로 확인됐다”며 “EUV용 리지스트는 JSR, 신에츠화학 등 일본 기업만 생산이 가능하지만 아직 삼성전자 등은 EUV 공정을 도입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연구원은 “D램에서 주로 사용하는 리지스트는 ArF 이머전 노광장비용이고 3D낸드 공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리지스트는 KrF 노광장비용으로 ArF 빛의 파장은 193nm이고 KrF 파장은 248nm”이라면서 “일본 정부는 193nm 미만 파장의 빛에 최적화한 리지스트만 규제하기로 했으니 이 둘은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날 키움증권은 일본의 대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확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레지스트(PR), 고순도 불산(HF) 등 3개 품목의 대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으며 이 품목들은 현재 일본이 각각 70∼90%의 점유율로 독과점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제조사들의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국내 반도체 소재 업체들에는 중장기적 성장성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며 이번 사태는 현재 15% 수준에 불과한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율을 더욱 빠르게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 확대를 위해 하반기부터 EUV(극자외선) 라인의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해당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인 EUV용 포토 레지스트를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제한으로 고객 확대를 목전에 둔 삼성 파운드리 부문의 영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 조치가 비메모리 반도체에 미칠 영향은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이번 조치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국내 제조사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높은 데다 해당 품목이 총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더라도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효과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