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김한규 기자] 한진해운이 은행권에 영구채 발행을 위한 지급보증을 요청했다. 한진해운은 영구채 발행시 부채비율을 완화할 수 있어 자금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해운이 투자 수요 부족을 이유로 영구채 발행 추진을 포기한 상황이어서 한진해운의 이번 영구채 발행 결과에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4억 달러(약 4082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최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영구채 발행을 위한 지급보증을 요청했다.
산업은행은 영구채 보증 비율을 분산하기 위해서 다른 2곳 이상의 은행으로부터 보증확약을 받아올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한진해운은 우리·하나은행 등과 영구채 보증에 관해 논의 중에 있다. 우리은행은 보증요청서를 받아 검토 중이지만 해운 업황의 경기가 여전히 호전되지 않고 적자가 쉽게 해소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아직 지원 여부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하나은행도 기업별 여신한도와 향후 업황 등을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지급 보증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구채는 투자자에게 이자만 지급하면 원금을 영구히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채권으로 만기를 지속적으로 연장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어서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지고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등 재무상태를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진해운은 올해 2분기 5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적자 전환했다. 부채비율도 835.2%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에 영구채 발행에 성공한다면 4억달러(약 4370억원)를 전액 자본으로 인정받아 부채비율을 약 620%까지 경감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국내 1위 해운사 위기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무리한 보증을 서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지난해 영구채 발행을 실패한 경험이 있고 최근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해운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말 현대상선이 최대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발행처를 찾지못해 포기하고 자체신용으로 200억원어치의 사모를 발행하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