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김한규 기자] “외국계 금융사들 고배당을 자제해 달라.”
지난 3일, 금융사 최고경영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나온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당부다. 하지만 ING생명이 이 같은 최 원장의 당부를 묵살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고배당’이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 일주일 전인 지난 17일 이사회를 개최해 올해 800억원에 이르는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직전 사업연도 연말배당금 596억원에 비해 204억원 급증한 것이다.
이날 이사회에선 또 중간배당 시행 외에도 배당성향을 지난해 29.90%애서 40.14%로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배당에 따라 ING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종전 288.9%에서 279.2%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수현 원장의 고배당 자제에 대한 권고가 무색할 정도의 고액배당”이라며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29.6%였고, 한화생명 27.05%, 교보생명 13.4%로 대부분이 생보사 배당성향이 30%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사실 그동안 금감원에서 RBC비율이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의 대표 지표라며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번 ING생명의 배당 결정은 이마저도 무시한 처사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ING생명은 한국 시장을 빠져나가기 전 수백억을 챙기면서 ‘먹튀’논란에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지난 2004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후 거액의 차액을 남기고 철수한 일명 ‘먹튀’사건이 오버랩 되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Ing 생명 관계자는 “최근 매각 이슈와 맞물려서 나온 이슈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며 “매해 배당을 해온 것이 아니고 금액이나 횟수도 타 보험업계와 평균적으로 크게 차이 나지는 않는다” 고 말했다.
한편 앞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최소 2년간 ING생명을 재매각하지 않고, 고배당도 자제하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