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솔그룹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그룹의 주력인 한솔제지를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오는 28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이 자리에선 회사 분할안을 승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솔제지가 이 같은 회사 분할안을 마련한 것은 지난 8월 이사회에서다. 당시 마련된 방안의 핵심은 회사를 0.62대 0.38의 비율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투자회사(한솔홀딩스)는 브랜드 관리와 투자사업만 영위하는 순수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문제는 지주회사의 경우 2년 내에 상장 계열사 지분 20%, 비상장 계열사 지분 40%를 확보하고 상호출자를 해소하는 등 지주회사로서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한솔그룹의 경우 한솔로지스틱스→한솔제지→한솔EME→한솔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면 순환출자를 단계적으로 해소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사업회사(한솔제지)는 인쇄용지·산업용지·특수지 등 기존 주력 사업을 맡는다.
때문에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은 분할안 승인 여부다. 현재 업계에선 이번 사안의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이슈가 없는 단순분할에 해당하기 때문에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주주총회에서 예상대로 분할안이 승인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이란 주식회사가 합병·영업양도 등의 중대결정을 할 때 이에 반대하는 일반주주가 회사에 주식을 사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면서 “회사 분할은 청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분할안이 승인되면 분할기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한솔홀딩스의 분할 변경상장과 한솔제지의 재상장은 내년 1월 26일에 이뤄진다. 앞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달 한솔제지 분할 신설법인의 주권을 상장 적격으로 확정한 바 있다.
한솔그룹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며 내년 1월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제3의 창업을 선언할 계획이다.
한솔 관계자는 “그룹이 반세기를 맞이하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기업가치 상승과 주주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솔그룹은 지난해 4월 한솔제지와 한솔CSN(현 한솔로지스틱스)을 각각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끼리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 했다. 그러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한솔CSN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