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한국조폐공사가 특정 업체에 16년간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원석 의원(정의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99년 4월 조폐공사는 귀금속 제조·가공업체 G사를 기념주화 납품업체로 선정한다.
G사는 최근 5년여(2010~2015년 7월) 동안 조폐공사와 총 2021억원 규모의 거래를 했다. 총 276건의 거래가 이뤄지는 동안 경쟁 입찰은 단 3회에 그쳤고, 나머지는 수의계약이나 3자 계약 방식으로 G사에 일감이 몰렸다. 지난해 조폐공사가 자체 골드바 제작사업 역시 수의계약을 통해 G사에 돌아갔다.
G사의 설립자이자 대주주인 이모씨는 1992~1994년 조폐공사 감사로 재직한 예비역 소장 이모(78) 前 감사로 육사 18기 출신이다. 1998년 이 전 감사의 아들인 이씨가 G사를 세우고 조폐공사와 거래를 시작할 당시 조폐공사의 감사직은 이 전 감사의 후배(육사 21기) A씨가 맡고 있었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G사는 조폐공사와 거리를 시작한 후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설립 3년 뒤인 2002년 월드컵 기념주화 은소전 납품업체, 2008년에는 메달이나 골드바 등 특수압인물을 취급하는 외주가공업체로 선정되는 등 16년간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조폐공사가 신규진출한 골드바 사업 납품계약을 수주하면서 연매출 9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692억원보다 37.8%(262억원)나 늘어난 규모다.
G사는 작년 회계법인 감사에서 중요 회계정보를 빠뜨렸거나 기준을 지키지 않았을 때 제시되는 '한정의견(qualified opinion)' 판정을 받았다.
한정의견은 기업회계준칙에 준거하지 않았거나 기업회계원칙을 계속 적용할 경우 문제된 사항이 재무제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평가될 때 제시되며 감사의견이 '한정'인 기업은 관리종목에 지정하고 두 차례 연속 받을 경우 상장이 폐지된다.
올해 5월에는 조폐공사 자체감사를 통해 골드바 사업의 금형관리, 가공품 반출입 등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조폐공사가 육사 출신 전직 감사의 아들 회사를 협력·납품업체로 선정해 놓고 일감 몰아주기를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공기업 전직 감사가 연관된 회사에 16년 동안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G사가 협력업체 및 입찰을 따내는 과정에서 유착과 비리, 특혜가 없었는지 감사원 감사를 통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폐공사 측은 “외주가공업체 재평가를 실시해 자금과 품질, 생산 등 부적격 사유가 없는 업체를 골라내고 있다”며 “골드바는 다른 제품과 달리 제조능력이나 품질관리, 보안 등이 중요해 경쟁 입찰을 하지 않고 공사 내부 위원회 논의를 거쳐 수의계약 업체를 선정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