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지난 3일 경찰로부터 불법 하도급 여부 등의 혐의로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포스코건설이 ‘하도급 관련’ 유착의혹에 휘말렸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 유착의혹은 지난 1일 경기 남양주시 진접선 복선전철(지하철 4호선 당고개-남양주 진접역 14.8km) 제4공구 현장에서 발생한 참사로부터 출발한다.
이번 참사는 사망 4명 중상 3명 경상 7명 등 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틀 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이번 폭발 사건과 관련해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협력업체인 매일이엔씨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시공사와 협력업체로부터 관련 증거자료를 확보해 관리자 과실 여부와 불법 하도급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에 대한 유착 의혹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이번 폭발사고의 중심에 서 있는 매일이엔씨 대표와 다른 현장(정거장)에서 하도급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영토건의 대표가 동일인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유착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예컨대 건설법상 ‘일괄하도급’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대표가 같은 두 회사에 하도급을 줬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포스코건설과 이들 회사와의 관계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면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배경은 무엇일까. <본지 취재 결과> 매일이엔씨 대표와 한영토건의 대표는 동일인이다. 이들 회사는 이계원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한영토건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이듬해인 2015년 10월 매일이엔씨에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유착 의혹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이들 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시기는 2014년이다. 당시 이 대표는 매일이엔씨 대표에 등재돼 있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괄 하도급은 시공사가 수주를 받아 한 회사에 몰아주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법적으로 규제돼 있다”며 “그러나 이번 4공구의 경우 6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일괄하도급 규정을 어겼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영토건이 하도급을 받은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그 이면에는 이 회사가 2년 넘게 회생절차를 거쳤다는 과거사가 자리를 잡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접근한 의혹이다.
실제 한영토건은 지난 2012년 1월 3일 회생절차가 개시됐다. 그리고 2년 3개월만인 2013년 4월 30일 회생절차가 종결됐다. 그리고 이듬해 포스코건설로부터 하도급 공사를 수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일반적으로 시공사는 법정관리를 거친 회사에게 하도급을 줄 때 자금력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까다로운 심사를 진행한다”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웬만한 실적을 쌓지 않으면 하도급 공사를 따내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의혹의 시선은 또 있다. 이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는 매일이엔씨도 올해 3월 말까지 4개월간 영업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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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건설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매일이엔씨는 강남구청으로부터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올해 3월 29일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건설업 등록기준인 기술자 보유요건 미달이 그 이유다.
<건설경제신문>은 보도를 통해 매일이엔씨가 보유한 전문건설업종 가운데 보링‧그라우팅공사업과 포장공사업에 대한 영업정지이므로 이번 사고현장에서 맡았던 철근콘크리트공사 하도급에 법적 하자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건설업 등록에 필요한 최소 기준인 기술자 요건마저 못 채운 부실건설사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라고 지목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사실을 접하고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수장이 같은 한영토건 공사현장에 대한 부실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이번 붕괴사고에선 주목을 받고 있지 않지만 “현장에서 인부들이 서로 공사현장을 왕래하며 일을 했다”는 소문이 있는 만큼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여러 의혹에 대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우리도 경찰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관련 부서에 내용을 확인해 보겠지만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매일이엔씨 관계자는 “이계원 대표는 지난해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이후 회사는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며 “매일이엔씨와 한영토건은 엄연히 다른 회사법인이기 때문에 일괄하도는 아니다“라고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