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내우외환’의 수렁에 빠진 농협금융…뭐길래

사정기관 수사와 감사로 ‘뒤숭숭’…전직 임종룡 회장 책임론 ‘솔솔’

[KJtimes=김봄내 기자]농협금융과 자회사인 농협은행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내우외환의 수렁에 빠진 모양새다. 부실대출로 휘청거리고 사정기관의 수사와 감사가 맞물리면서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한 모습이다. 여기에 전직 임종룡 회장의 책임론까지 대두되면서 마치 블랙홀에 빠진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과 농협은행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해운·조선업에 대한 은행의 부실만 5~7조원대에 이른 탓이다. 당장 충당금을 적립할 필요가 없는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 대한 여신은 차치하고라도 이번 분기부터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곳이 산적해 있다.


일례로 자율협약이나 법정관리, 기업회생에 들어간 해운조선업에 대한 잔여 여신만 약 16000억원에 달한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에 대한 잔여여신 7744억원, 자율협약 중인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잔여여신 2609억원에 대한 충당금을 조만간 적립해야 한다.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실징후가 농후한 해운조선업 기업에만 3조원 이상이 물려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해운조선업에 대한 여신이 7조원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농협중앙회는 주관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 조선·해운업 여신 현황을 76456억원 규모라고 보고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최근 사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나 예상보다 빠르게 구조조정이 진행돼 상반기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농협은행의 입장은 곤욕 그 자체다. 천문학적인 부실 여신 때문에 당장 이번 분기부터 거액의 충당금을 쌓아야 할 처지다. 하지만 실탄이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잔액은 32716억원으로, 지난해 말 33462억원에 견줘 746억원 줄었다.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81.6%에 불과하다. 부실 여신이 대거 몰린 산업은행(77.3%)에 이어 은행 중에서는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국내 은행 평균(110.7%)에 견줘서도 29.1%포인트가 낮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지난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농협이 빅배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배경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하고 있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을 말한다.


하지만 김 회장의 계획은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빅배스를 하려면 지역 농협에 대한 배당을 줄여야 하는데 지역 농협 측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명칭사용료에 대한 건 본격적인 논의조차 해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명칭사용료란 농협법에 따라 농협의 자회사가 농업인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분기마다 납부하는 분담금으로 일종의 브랜드 사용료다.


게다가 지역 농협 일각에선 4년 전 신경분리 당시 농협금융의 이탈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는데 그 결과로 돌아오는 게 배당과 명칭사용료 축소라는 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농협은 농협중앙회 이사진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농협중앙회 이사회의 결정에 결정적인 역량을 발휘한다.


농협금융은 빅배스를 통해 손실을 덜어내려 하지만 모회사인 농협중앙회에 반발 기류가 확산하면서 이마저도 추진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빅배스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려면 중앙회에 내는 배당과 명칭사용료를 줄여야 하는데 이를 두고 중앙회측과 견해차가 상당하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 일각에선 전직 회장이었던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부실에 한몫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들린다. ‘누란(累卵)’의 위기에 몰린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의 부실에 임 위원장이 한몫했다는 점에서 논란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임 위원장은 지난 20136월부터 20152월까지 농협금융 회장직에 몸담았다. 그런데 임 위원장의 책임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이면에는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있던 2013~2015년 법정관리로 들어선 STX조선해양 등에 대한 대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자리를 잡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STX조선해양에 모두 18차례에 걸쳐 14996억원의 대출을 진행했다. 이 중 11차례가 임 위원장이 회장으로 재임하던 기간에 이뤄졌다.


대출액은 9273억원으로 전체 익스포저의 61.8%가 임 위윈장 재임 시절에 이뤄진 것이다.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에 대한 대출도 모두 8차례(775억원)에 걸쳐 이뤄졌는데 그 중 4차례(659억원85.0%)가 임 위장장 임기 중에 이뤄졌다.


때문에 일각에선 대부분 채권단 자율협약에 따른 조치로 대출이 이뤄진 데다가 대출 주체가 농협은행이지만 자회사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전직 지주 회장으로서 임 위원장의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을 옥죄고 있는 또 다른 것은 사정기관들의 수사와 감사가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검찰은 농협중앙회장 선거 부정 의혹과 관련해 김병원 현 회장의 개입 단서를 포착, 지난 17일 김 회장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회장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치러진 올해 1월 불법선거운동 문자메시지 전송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과 관련해 수출입은행장을 맡으면서 성실 경영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관련 조치내용을 공직 후보 관리에 활용하도록 해 향후 공직 진출을 사실상 막았다.


이경섭 회장은 농협은행에 대한 부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취임해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부실대출과는 관계가 없지만 현직 은행장이기 때문에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최근 정기감사를 통해 농협은행의 부실대출 등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하지만 복잡한 지배구조 탓에 직접 관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농협은행에 실질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농협중앙회가 농림축산식품부 소관인 탓이다. 이와 함께 전직 금융지주 회장이 임종룡 금융위원장인 점도 금감원이 개입하는 데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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