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을 불허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SK그룹과 CJ그룹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양사 모두 미래 성장원을 위해서 인수와 매각의 필요성이 높았던 만큼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발송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보고서에는 SK텔레콤의 인수효과를 제한하는 ‘권역별 유료가입자 점유율 제한’ 조치가 포함됐다.
심사보고서의 내용이 공개된 것은 아니나 공정위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 합병 시 권역별 유료방송(케이블+IPTV) 가입자 점유율이 50~60% 넘지 않도록 제한했다는 게 골자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경우라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득이 될 것이 없는 인수합병에 막대한 투입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전한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알려진 내용대로라면 이번 인수합병은 더 이상 진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매각 주체인 CJ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됐다. 이번 매각을 통해 케이블TV 플랫폼 사업을 정리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었던 것이 그 이유다.
매각이 무산돼 그대로 사업을 영위하기도 어렵게 됐다. 이미 매물로 내놓은 사업을 다시 끌어 안는다고 해서 제대로 경영이 굴러갈리 만무하다는 게 내부의 목소리다.
뿐만 아니다. CJ 입장에선 이번 매각 후유증이 또다른 방향에서 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얼마 전 CJ제일제당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중국의 대형 바이오기업 메이화성우 인수가 무산된 바 있어 이번 CJ헬로비전 매각마저 무산되면 그에 따른 내부 책임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 이유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종 사업이 한계에 부딪치며 미래 성장원에 대한 투자가 절실한 CJ에게 잇따른 인수합병 무산은 큰 상처가 될 것”이라며 “이재현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되는 것과 맞물려 그룹 내부가 크게 출렁거릴 수 있는 악재”라고 진단했다.
한편 공정위는 SK텔레콤 등으로부터 의견을 들은 뒤 전원회의에서 이번 심사보고서의 최종안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이달 중 전원회의가 열릴 수 있다. 이번 인수합병이 최종적으로 허가되지 않을 경우 CJ는 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