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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그 후]SK인천석유화학, 화학공장 아니라고?…인근 주민들과 ‘흙탕물’ 싸움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공장, 초등학교와 불과 180m 거리
우원식 “SK인천석유화학, 화학공장으로 등록됐다면 PX공장 증설 불가능했을 것”
인근 주민단체 “SK와 상생안 협의(?), 일부 주민은 몰랐다" 대표성 의문

[KJtimes=장우호 기자]인천시 서구 봉수대로 415 일대 30만평 규모의 SK인천석유화학 인근 주민들이 수년째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소음ㆍ악취 등 민원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회사 측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과 인근 주민 간 갈등은 지난해 10 5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SK인천석유화학이 화학공장으로 등록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더욱 심화됐다.

 

화학공장으로 정상 등록됐다면 2013PX(파라자일렌)공장 증설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SK인천석유화학 인근 주민들은 이에 SK반대범주민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1 557세대, 2 350세대 총 900여세대가 두 차례에 걸쳐 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소음ㆍ악취와 함께 사고 발생 시 동반하는 광범위한 피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반면 SK인천석유화학은 모든 공해는 기준치 이하로 관리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며 별다른 후속대책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지난 1 26 SK인천석유화학은 SK인근지역주민협의회와 3년간 총 300억원의 상생기금 방안을 약속했다. 다만 SK인천석유화학 측은 인근 주민에 피해를 줬다고 인정한 부분이 아닌, 이윤을 얻으면 지역사회에 환원을 한다는 대원칙에 입각한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윤희 SK반대범대위원장은 2 1일 인천시청에서 석남대책위, 신광비대위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상생안에 서명한 인근주민협의회 대표 9명은 주민 전체를 아우르는 단체가 아니다SK인천석유화학이 주장한 상생안 협의가 진정한 상생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SK인천석유화학 부지에서 불과 200여미터 떨어진 동남아파트 주민들은 이런 상생안이 발표됐다는 것조차 몰랐다는 사실을 내세웠다. 상생안에 서명한 주민대표가 전체를 아우르는 대표라면 상생안에 합의한 사실을 모르게 처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이 제기하는 또 다른 문제는 SK인천석유화학의 증설공장이 주거지는 물론이고, 초등학교와 직선거리로 불과 18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혹시 모를 폭발사고에 대한 걱정과 더불어 벤젠, 자일렌 등 피부접촉이나 호흡기 흡입을 통해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에 아이들이 상시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그 근거로 자신의 집 마당에서 측정한 휘발성유기화합물 수치를 자료로 내세웠다. 김 위원장의 집은 해당 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해 있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휘발성유기화합물 수치는 새벽 4시부터약간나쁨(701~1500/m2)’ 단계에 접어들고, 오후 1시에는나쁨(1501~2500/m2)’ 직전까지 올라갔다.

 

다만 이 자료는 오차범위가 상당한 가정용 기기이기 때문에 이 같은 자료만으로는 유해성이 입증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측정기를 제조한 업체 대표는 “이 자료는 오차범위가 ±10~30%, 참고자료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오차범위 최대치인 30%로 수치를 환산하더라도 휘발성유기화합물 대부분이 인체에 큰 피해를 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안전한 수치가 아니다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SK인천석유화학 측은 모든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관리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서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피해를 호소하는 지역주민들 중 일부는 회사 측이 유해물질을 측정하는 수치를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당사에서 설치한 TMS는 봉인이 돼 조작이 불가능하며, 법적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며 일부 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조작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엇다.

 

SK인천석유화학의 주장대로 유해물질이 모두 기준치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해도 PX공장 증설과 관련한 근본적인 문제는 아직 남아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공장인 SK인천석유화학은 1990년 최초 환경영향평가 이후 여전히 일반공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1995, 2006, 2009, 2012년 총 4차례에 걸쳐 공장 증설 및 사업계획 변경에 따른 협의가 이뤄졌지만 바뀌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우원식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서울 노원구을) “SK인천석유화학이 개정된 법령에 따라 석유화학시설에 해당하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인정됐다면 PX(파라자일렌)공장의 증설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SK인천석유화학이) 일반 공장으로 분류돼 송유관 관리도 엉망이고 주민들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주민건강영향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이와 관련 사후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매 분기 측정한 결과값을 토대로 2017년 보고서가 작성될 예정이다.

 

인근 주민들은 소음과 악취를 호소하고 있고, 만에 하나 폭발에 대한 피해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공장인 SK인천석유화학은 화학공장으로 등록조차 돼 있지 않았고, 이에 대해 국회에서도 문제 제기를 한 상황이다.

 

오늘도 SK인천석유화학 인근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이 위치한 석남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같은 악취 민원이지만 경찰까지 나서 수사를 진행하는 울산과 달리 인천 서구는 악취 민원이 빗발쳐도 요지부동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다른 주민은 미국 PG사를 상대로 한 주민소송을 다룬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를 언급하며 “SK인천석유화학 증설 후 검출된 6가크롬의 위험성을 제고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SK인천석유화학과 인근 주민들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9 6일 법원의 판단으로 양측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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