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장우호 기자] 일동후디스(대표이사 회장 이금기)가 직원 개인 사찰 논란과 수입 분유 세슘 악몽이라는 두 가지 장애물에 직면했다. 재계에서는 구시대적인 경영 행태라는 지적과 함께 국내 분유 시장에 또 다시 세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동시에 제기하는 분위기다.
▲일동 후디스 직원 개인 사찰 논란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회사에 대한 불만을 익명으로 올리는 블라인드 앱과 관련해 개인사찰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10일 법률전문 매체 ‘로이슈’에 따르면, 블라인드 앱 일동후디스 게시판에 인턴직원 정규직 전환 관련 비리와 부장급 간부들이 연루된 횡령 비리 등의 내용이 올라오자 외부 확산을 우려한 회사 측이 블라인드 앱 가입 직원 명단을 만들고 개별 접촉으로 탈퇴를 강요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인사팀 간부가 글을 올린 직원들을 호출해 “블라인드 앱에서 탈퇴하고 자신에게 확인 받아야 한다”는 명령조의 지시를 내렸으며. 이에 일부 직원은 “개인의 권리를 이런식으로 짓밟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지만 회사 측은 여전히 탈퇴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바른 소리를 내고 있는 다른 직원들에 대한 탈퇴 압박도 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직원들은 개인 사찰이라고 항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블라인드 앱 자체가 회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회사의 발전을 도모하는 긍정적인 부분을 기대할 수 있는데 회사 측이 이를 강제로 막고 한 발 더 나아가 탈퇴 압박을 지시하는 것은 ‘개인 사찰’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일동후디스의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도 다소 황당하고 무리한 부분이 있다는 분위기다. 직장과 업계 혹은 계열사 직원 간 정보교류라는 순기능이 블라인드 앱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블라인드 앱을 통해 회사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개선해 나가기 바라고 있다”며 “가끔 직장생활의 ‘꿀팁’을 얻거나 경쟁사에 대한 소식도 접할 수 있고 일상에서 얻기 힘든 정보를 접하는데 유용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한 대기업 계열사 블라인드 앱 게시판에는 ‘경영진만 모르는 휴대폰의 판매 부진 이유’를 공유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소식이 사회적인 논란으로 떠오른 것도 블라인드 앱을 통해서였으며 이로 인해 부당한 관행이나 잘못된 부분을 짚고 넘어가는 계기가 됐다”며 “익명 게시판을 통해 개인의 의견을 게재하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은 명백한 ‘개인 사찰’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냐”는 목소리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그러한 지시는 없었던 걸로 안다"며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수입 분유 세슘 논란에 회자되는 과거 ‘악몽’
최근 수입 분유 ‘압타밀’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국내 분유 시장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일본의 한 사설기관(신주쿠요요기 시민측정연구소)에서 극소량의 세슘을 발견했다는 내용이 블로그와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불검출’을 기준으로 제품을 관리한다. 때문에 미량이라도 아기들이 먹는 수입 분유에서 세슘이 검출됐다는 소식 자체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특히 압타밀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수입 분유로 국내 소비자들은 구매 대행업체나 직구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구입한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같은 정부 기관의 관리 감독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수입 분유의 세슘 논란은 국내 산양 분유 시장의 선두 업체인 일동후디스 입장에서 볼 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지난 2012년 일동후디스 산양 분유 제품이 세슘 논란에 휩싸이자 소비자들은 제품을 외면했고 곳곳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일동후디스의 산양 분유 제품과 트루맘 분유의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또 회사는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동후디스의 산양 분유는 OEM 형식으로 뉴질랜드에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한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수입 산양 분유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압타밀의 세슘 논란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남의 일로만 관망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