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현수 기자]일본의 기업들이 이상하다. 대졸 예정자들에게 학기 초부터 내정 통보를 하고 있다. 이미 10명 중 4명 꼴로 취업이 확정되고 있다. 실제 내년 봄 일본 대졸 예정자의 42.2%가 벌써 기업으로부터 취업 내정을 통보받았을 정도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일본 취업정보 업체인 디스코가 지난 8일 발표한 내년 봄 대학 및 대학원 졸업 예정자의 5월1일 현재 취업 내정률은 42.2%다. 4월 1일 시점 조사 때보다 23.4 포인트 상승했고 지난해 같은 시점 보다 4.7 포인트 높아졌다.
또 다른 취업정보업체인 마이나비가 같은 날 발표한 조사에서는 취업활동을 하는 학생은 한 명당 평균 1.5개사로부터 내정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자.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0.1개사 늘어난 셈이다.
11일 마이나비의 채용계획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2136개사의 내년 봄 졸업 예정자 채용인원은 지난해 채용실적 보다 평균 16.8% 증가하면서 6년 연속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업종별로는 여행·음식업 등 서비스업이 지난해 실적 대비 30.8%, 제조업이 20.8%, 소매업이 20.0% 각각 증가한 가운데 금융업이 유일하게 채용인원을 0.2% 줄일 계획이다. 이는 마이너스 금리로 수익이 악화된 데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활용으로 예금과 융자 등의 업무 자동화가 가능해진 것에 기인한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채용을 앞당기고 있는 것은 대기업의 메리트가 퇴색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취업 담당자들은 인재를 뽑고 싶은데 손을 놓고 있으면 스타트업이 채 가버린다고 털어 놓았다.
조기채용을 부채질하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인턴십(취업체험) 기간 규정이 철폐되는 바람에 하루짜리 인턴제도를 도입, 사실상 채용절차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 그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턴십을 도입한 기업의 58.1%가 ‘하루짜리’ 인턴십을 실시하고 있으며 24.1%는 ‘반나절 이하’의 인턴십을 도입하고 있다. 마이나비 조사에서는 내년 졸업 예정자의 78.7%가 인턴십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이나 학생 모두 인턴십을 채용 절차의 하나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