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재수기자의 취재노트

[기자수첩]산업화가 초래한 환경오염 괴물에 신음하는 사람들

[KJtimes=견재수 기자]언제부턴가 미세먼지가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로 급부상하면서 산업화가 몰고 온 병폐의 부산물인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대안으로 자연친화적인 기술이 속속 개발되며 자동차 매연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와 수소차가 등장했고 석탄발전소 등을 대체할 신재생 에너지사업(태양열, 풍력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이 같은 친환경 프로젝트들이 급물살을 타면서 사람들은 건강에 치명적인 미세먼지의 공포에서 벗어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경제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진행된 산업화로 인한 환경오염의 폐해는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의 산물을 남겼다.


이른바 죽음의 마을’, ’암 마을로 불리는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의 사례는 공장에서 여과되지 않은 채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어느 정도로 인체에 치명적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마을에 지난 2001년 비료공장 설립 이후 역학조사(환경부) 기간으로 삼은 20171231일까지 마을주민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14명이 사망했으며 8명이 투병 중이라는 참담한 결과로 나타났다.



20174월 공장이 폐쇄됐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환경오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이 먹는 물과 농사용으로 사용했던 지하수는 이미 오염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도시 주변에서도 대규모 산업단지와 소규모 공업시설로 인한 민원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자가 최근 취재해 보도한 경기도 남양주에 소재한 평내동 협동산업단지의 경우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수십 년 째 환경오염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지자체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산업단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S아파트 300여 세대 900여명의 주민들은 20년 째 매연과 악취 등으로 깨끗한 공기를 마실 호흡권을 박탈당한 채 살아왔다.


평내호평시민단체를 이끌며 산업단지 내 대기오염물질 배출 공장시설(산업폐기물 소각로)의 폐쇄를 주도한 조병규씨는 지난해 12월 인터뷰를 위해 기자와 만났을 당시 산업단지 관련 질문에 첫 마디가정말 이젠 지긋지긋하다였다.


그의 말 속에서 수십 년의 세월을 산업단지, 남양주시 등과 분쟁을 벌이며 감내해야 했던 고단함과 분노가 함축돼 묻어나는 듯 느껴졌다.


2000년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입주할 당시 조씨의 나이는 60대초반이였다. 그때부터 시작된 산업단지와의 환경오염 분쟁은 70대 중후반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기자가 지난해 11월 초 산업단지를 방문했을 당시 우뚝 솟은 공장 굴뚝에서는 매캐한 냄새와 짙은 갈색의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S아파트와 산업단지간 거리는 200여 미터로 매우 가까웠다. 순간 저런 곳에서 어떻게 살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산업단지는 이미 폐쇄가 결정돼 입주해 있던 공장 110개 중 60% 정도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고 현재 40% 정도가 남아 공장을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향후 산업단지 시설을 철거하는 일도 만만찮아 보인다. 소각로가 폐쇄되고 일부 공장들이 이전하면서 각종 쓰레기가 무단 방치돼 있는 데다 땅속에 엄청난 폐기물들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우에 불과할지 모른다. 도시개발사업계획안이 이미 마련된 상태에서 산업단지 내 전체 토지 중 40%를 소유한 지주들이 땅 매각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깨끗한 공기를 마실 날이 언제쯤일지 기약 없는 기다림만 계속되고 있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