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사상 첫 0%대 기준금리’가 열렸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그러면 증권사들은 이번 한국은행의 결정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17일 키움증권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해외 요인은 국내보다 정부가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의 주시해야 할 사안으로 당분간 은행 업종에 대한 보수적 투자 유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코로나19로 호텔 펀드나 부동산 펀드, 항공기 펀드 등 하이일드 자산의 부실화가 전개될 경우에는 국내 금융회사와 개인, 법인 등이 투자한 153조원 규모의 해외 사모펀드로 부실이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교보증권은 기준금리를 0.7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한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교보증권은 최근 국내 통화정책 불확실성, 수급 이슈 등으로 시장금리 변동성이 크게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수급 우려가 커질 수 있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금리 하락 추세를 전환할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경기에 대한 우려를 키워 뉴욕 주요 주가지수의 폭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가 급락에 대해 ‘코로나19만 없어지면 급반등할 것’, ‘시장은 자연히 해결된다’ 등의 무책임한 발언을 한 것이 시장의 우려를 확대하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면서 국내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내지만 인하 효과가 기대대로 발현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을 가속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미 외국인의 주식 자금 이탈에 이어 단기 투자자금인 통안채의 매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소극적 통화정책 운용에서 탈피해 정부와의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3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그동안 한은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에도 부족한 통화정책 여력으로 통화정책 대응에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를 빠르게 단행하면서 통화정책 운용 부담이 완화했다”고 덧붙였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말에 단행한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오히려 경기에 대한 우려를 증가시키고 통화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며 “이에 뉴욕 주가지수가 급락한 것으로 보이고 장중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지수 하락 폭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해 전과 다른 톤을 보였기 때문”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예상보다 길어져 7∼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점을 시사했고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아마도’라고 답변해 이번 사태는 금융위기가 아니라고 언급해왔던 것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