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바름 기자]‘공룡’ 홈플러스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영국 테스코사의 홈플러스 매각 제안이 국내외 업체들에 들어왔지만 매각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아 보이는 까닭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는 홈플러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런 테스코는 현재 홈플러스를 팔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 이면에는 테스코의 입장이 절박한 하다는 것이 자리를 잡고 있다.
외신보도를 보면 테스코는 지난해 63억8000만 파운드(한화 10조원 상당)의 순손실을 냈다. 창사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때문에 기존사업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4일 홍콩발 보도에서 “테스코가 한국사업부(홈플러스)를 60억달러(한화 6조6000억원 상당)에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썼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홈플러스 매각설이 재점화했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사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기업이 딱히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로이터는 9일 현대백화점 관계자를 인용해 “현대백화점이 테스코 한국사업부(홈플러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실제 국내에선 홈플러스 인수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지목되고 있는 기업은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이마트, 롯데마트, 농협 등이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여건이나 여력이 그렇지 못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이미 대형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홈플러스 일부를 분리해 매입하면 모를까 전체를 매입하는 것은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꼽고 있다.
걸림돌은 또 있다. 침체된 소비심리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그것이다. 실제 1위와 3위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독과점 규제 탓에 홈플러스를 인수할 수 없는 입장이다. 농협도 이미 하나로마트로 전국 유통망을 갖춘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그다지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다.
일각에선 중국 최대 유통업체 화룬그룹의 ‘뱅가드(China Resources Vanguard)’의 한국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홈플러스를 매입한 후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려는 KKR, 칼라일, CVC 파트너스, TPG, MBK파트너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가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매가 성사되기 위한 가격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한 약 8조9300억원의 매출과 3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정도로 덩치가 크다. 때문에 아직 선뜻 나서는 곳이 없다.
매각 예상 가격에 대해서도 편차가 크다. 지난달 4일 영국 선데이타임스 인터넷판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이 홈플러스를 40억 파운드(한화 6조5500억원 상당)에 사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테스코가 가타부타 확인을 하지 않았을 뿐더러 테스코의 모국(母國)에서 나온 보도라는 걸 고려할 때 테스코에 경도된 추정일 수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선 최소 2조원에서 최대 10조원까지 매각 예상 가격의 폭을 넓게 잡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재 업계에선 시장 점유율 2위인 홈플러스에 대한 평가가 두 갈래로 나오고 있다. 하나는 이마트에 이어 2위의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140여개 점포에 슈퍼와 편의점까지 갖췄고 전국을 커버할 수 있는 유통망이라는 점에서 매입 가치가 충분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다. 다른 하나는 대형마트를 사양 산업으로 보고 그 가치를 낮게 보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