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삼성물산[028260]이 증권사들로부터 ‘호평가’를 받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털(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털(Potter Capital)은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투자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해 지주회사 형태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7일 NH투자증권은 삼성물산을 수혜주로 제시했다. 이는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분위기가 성숙해지며 시장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주변 환경을 보면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불가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 한 시장 기대감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경제민주화법안 중 ‘지주회사 전환 인센티브 축소’ ‘보험사 자산운용비율 시가평가 산정’ 조항의 통과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이 고려될 것”이라며 “상속세 이슈도 삼성 지주회사 전환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인적분할-주식교환’으로 지배주주가 쉽게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경영권 공격 가능성, 비지배주주들의 주식교환 참여 가능성 등으로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 지분가치 상승을 향유할 수 있는 삼성물산은 기관 편입비중이 작아 삼성전자의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며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과 삼성에스디에스 물류사업 인수 가능성 등 다른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KB투자증권은 삼성물산의 목표주가를 16만원에서 17만5000원으로 높였다. 이는 엘리엇이 제안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가장 합리적인 시나리오로 보이고 이에 따라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상에 기인한다.
KB투자증권은 엘리엇의 제안의 경우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던 지배구조 변화와 일치하며 최대주주 입장에서도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경우 상호출자 관계를 풀어야 하는데 이때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는 것보다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한 대금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지분 일부를 매입하면 삼성그룹 입장에서도 보험업법 개정안 등 강화되는 법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해 배당수익 증가, 브랜드 로열티 수취 등 지주회사로서 실질적인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물산 주가는 지배구조 변화 시점에 급등 가능성이 있고 인적분할 등의 이벤트가 벌어지기 전까지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반영되는 시기”라고 관측했다.
강 연구원은 “하지만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이나 합병 등의 이벤트가 연내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11월 말로 예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삼성SDS 분할 이슈 등이 완료된 뒤 ‘빅 이벤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