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장진우 기자] 한진그룹 등 부실 대기업집단의 재무 구조가 1년 전보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에 선정된 대기업 기업집단 10곳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67.4%로 전년보다 19.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집단은 STX 등 4곳을 제외한 한진·금호아시아나·동부·현대·동국제강·한진중공업·한라·현대산업개발·대성·대우건설 등이다.
이 중 한진그룹은 부채비율이 452.3%로 지난 2012년 대비 20.2%포인트가 악화했으며, 현대그룹은 부채비율이 1년전인 404.1%보다 136.4% 증가한 540.5%로 늘어나 10개 재벌그룹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집단 역시 부채비율이 277.9%로 전년대비 93.3%포인트 늘었다.
금호아시아나와 동부 또한 부채비율이 각각 272.8%, 269.0%인 것으로 조새돼 부채비율이 200%를 넘은 부채 과다의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반면 한라그룹은 7.0%, 대성산업은 6.8%로 부채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10개 부실그룹중 부채비율이 줄어든 곳은 단 두곳에 그쳤다.
10대 그룹의 계열사 5곳 가운데 2곳은 자본잠식 또는 부채과다의 심각한 상태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10대 그룹의 전체 294개의 계열사 중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계열은 37.1%인 109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74개 계열은 '부채 과다'였으며, 35개 계열은 '자본잠식'상태였다.
특히 한진중공업, 동부, 현대, 현대산업개발 등은 부채 과다와 자본잠식 계열사가 절반을 넘었다.
한진중공업그룹은 계열사 10개 중 70%에 달하는 7곳의 재무상황이 취약한 상태였다. 동부그룹도 52개 계열 중에서 60% 수준인 31개사가 부채과다와 자본잠식 등의 상태에 있었다.
뿐만아니라 부채비율이 1000%를 넘는 곳도 있었다.
현대그룹의 해영선박(1098.9%)과 현대상선(1396.9%), 한진그룹의 한진해운(1444.7%),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산업(1483.6%), 대우건설의 강동프로젝트금융투자(1574.3%)와 임고개발(1874.7%) 등이 부채비율 1000%를 초과했으며, 금호그룹의 금호알에이시, 한라그룹의 에이치워터, 한진그룹의 한진퍼시픽, 동국제강그룹의 국제종합기계와 디케이아즈텍, 현대산업개발그룹의 현대아이파크몰과 호텔아이파크, 대성의 남곡이지구와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 등 계열은 자본잠식 상태다.
이처럼 많은 그룹들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그룹의 총수 일가들은 주력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지속 확대해왔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가족의 대한항공 보유 지분은 자녀 증여로 지난 2009년 9.9%에서 지난해 말 10.0%로 증가했다.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 가족도 금지난 2009년 4.84%였던 금호산업의 지분을 10.3%로 확대시켰으며,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가족 지분도 0.20%포인트 늘어났다.
김영대 대성산업 대표이사 회장 가족의 대성합동지주 보유 지분이 48.82%로 2009년보다 4.52%포인트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