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투자 철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 증시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 후강퉁(호<삼수변에 扈>港通·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시행 이후 ‘사자’를 이어가던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두 달째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추세다. 이 사이 중국 증시나 펀드 투자를 이끌던 일부 증권사도 전략을 바꿨다.
23일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후강퉁 거래실적의 60% 상당을 차지해 온 삼성증권은 지난 4월부터 프라이빗뱅커(PB)와 문자메시지 안내 등을 통해 투자 비중 축소를 권유했다. 최근에도 ‘비중축소’와 ‘환매’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도 중국 주식시장이 올해 연말까지 경기 불확실성과 유동성 축소 효과 등으로 조정 국면에 들 것으로 보고 반등 시 지수형 상품의 비중을 줄이고 관망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당분간 중국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녀에게 중국 우량주를 물려주려는 등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하반기 조정 장세가 저가 매수 기회였다”면서 “하지만 이외의 경우 중국 증시의 큰 변동성, 위안화 평가 절하, 미국 금리 인상 등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3분기까지 투자를 자제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그러면 증권사들이 이처럼 신중한 중국투자를 권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증시가 급락 장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7일 후강퉁 시행 이후 지난 14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후강퉁 거래대금은 11조3022억원(일평균 647억원)에 달했다. 국내 투자자는 이 기간에 총 9189억원 상당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후강퉁 시행 이후 매달 2000억∼4000억원에 달하던 순매수 규모는 최근 몇 달새 눈에 띄게 줄었다. 7개월째인 5월 27일부터 6월 24일 사이에 263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6월 중순부터는 아예 ‘팔자’로 돌아섰다.
국내 투자자들은 6월 25일부터 7월 24일까지 20거래일 동안 1583억원 상당을,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15거래일 동안에는 1603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약 두 달 동안 3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처분한 셈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8일 5.90%(219.93포인트) 급락한 3,507.19로 장을 마쳐 올해 3월 20일(3617.32) 이후 4개월여 만에 36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선전성분지수도 334.71포인트(2.94%) 폭락한 11040.89로 각각 마감했다.
상하이지수의 급락은 정부 부양책에 힘입어 다소 진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8.48% 급락해 ‘블랙먼데이’ 사태가 빚어졌다. 상하이지수는 이날 2007년 2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상하이지수는 이후 3,600∼3,9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다시 낙폭을 키웠고 지난 21일 4.27%(156.55포인트) 떨어진 3507.74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