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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SDS, 삼성생명·화재 통합ERP 가동 지연 ‘속사정’

작업 인력 ‘스트레스 호소’ vs 회사 측 “초기 논란 있었지만 잘 진행 중”

 

[kjtimes=견재수 기자]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삼성생명·삼성화재)ERP(전사적 자원관리)통합 작업이 지연되면서 적잖은 뒷말이 나오는 모양새다. 당초 지난해 9월을 목표로 수년째 사업이 진행돼 왔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올해 1월에서 다시 올해 하반기로 연기됐다.

 

하지만 이 시점도 명확하지 않은 분위기다. 현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SDS 측에서도 구체적인 완료 시점을 제시하기보다 발주사인 삼성생명·화재와의 계약 기간이 올해 연말까지여서 이 시기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그 사이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통합ERP 작업에 대한 피로 누적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17일 삼성SDS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통합ERP가동이 여러 가지 이유로 지연되고 있다. 양사는 경영효율성 제고와 회사 가치 극대화를 실현하기 위한 통합ERP 작업을 수년 째 진행 중이다.

 

그런데 사업 초기 목표로 했던 완료 시점이 늦어지면서 통합ERP 구축 작업과 관련해 여러 가지 뒷말이 나오고 있다. 통합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배경이 무엇인가 하는 부분이다.

 

통합ERP 가동이 지연되고 있는 배경에는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금융회사인 생명과 화재가 제조업에 일반화 돼 있는 독일 SAP사의 ERP를 도입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통합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독일 업체 ‘SAP’(Systems, Applications, and Products in Data Processing)의 시스템은 기업의 제조, 인사, 영업, 물류/유통 등 여러 기능을 사용자들에게 전달하는 ERP, 보통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보편화 돼 있다.

 

이처럼 제조분야에 일반화 돼 있는 SAP을 금융 분야에 적용한다는 실무적 접근은 사업 진행 초기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낳았다. 수치로 평가하는데 최적화 돼 있는 제조업 기반 ERP를 관계형 영업을 바탕으로 하는 보험업에 도입할 경우 분명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다.

 

한발 더 나가 삼성생명·화재가 보험사라는 점에 입각해 금융권역별 특성 차이로 인해 모든 업무를 아우르는 통합ERP 구축은 사실상 난해한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그룹의 또 다른 금융계열사인 삼성카드는 독자 개발한 새로운 ERP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쉽지 않은 작업에 삼성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과 함께 일정부분 일감몰아주기 아니냐는 측면으로 접근하는 시선도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통합ERP 작업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총 1조원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발주업체인 양사가 삼성SDS에 지급한 인건비만 3000억원을 훌쩍 넘었다는 지적이다.

 

이 금액도 올해 초까지 완료 됐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올해 하반기까지 연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더 많은 비용이 투입 될 수밖에 없다.

 

통합ERP 가동 시점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굳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통합ERP로 교체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시스템 가동 후 소요되는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로 보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 삼성SDS의 매출은 81800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사상 처음 6000억원을 초과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 일각에서는 통합ERP 작업이 삼성SD의 부진했던 IT사업을 일정부분 보전해 주는 흐름이 있었다는 목소리도 거론했다.

 

물론 통합 ERP 작업의 시동을 건 것은 지난 2012년부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삼성SDS가 수주 받은 금액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시각이다.

 

삼성SDS 측은 통합ERP 작업과 관련해 사업 초기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SAP를 도입할 때부터 제기되고 있는 논란은 처음부터 있었고 여러 곳에서 문의가 있었다하지만 고객사(삼성생명·화재)와 컨설팅부터 모든 단계를 협의하고 있고 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계약 기간인 올해 1231일까지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하는 목소리도 있다. 통합 작업을 진행하는 실무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프로젝트 방향이 자주 바뀌다보니 업무 피로도가 높아지고 일정도 지연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AP통합 작업에 투입된 인력 가운데 피로 누적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심지어 SAP 통합 작업에 대한 필요성과 가동 후 얼마나 효율성을 입증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합ERP 작업 자체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실무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얘기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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