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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추적]한국 기업, 해외 투기자본에 ‘무방비 노출’

엘리엇 원하는 대로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무산

[KJtimes=견재수 기자]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반대한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이 결국 잠정 중단됐다.


이번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정부 및 시장에서 대주주가 순활출자고리를 해소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엘리엇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검토에 들어가 해외 행동주의 투자에 무방비 상태인 한국 기업의 현실을 우려하는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최근 JP모건이 발간한 아시아의 주주행동주의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행동주의펀드 활동 건수는 2011351건에서 2017662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아시아에서 발생한 공격 사례 총 376건 중 한국 기업 대상이 24건으로 투기 자본의 집중 타깃이 됐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은 대주주 지분이 5% 안팎으로 매우 낮고 기업 승계 및 상속까지 맞물려 매우 취약한 구조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자사주 매입, 배당 등 주식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단기적 성과를 최우선으로 내부유보율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자산매각으로 주가 상승을 일으켜 차익을 챙기는 치고 빠지는전략을 추구한다.


이번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도 긍정적 동의를 했음에도 무산돼 정부 정책까지 투기 자본의 힘에 휘둘렸다는 자책과 함께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방어할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과 총수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압박이 소수 지분을 보유한 외국 투기자본에게는 시세차익 실현을 위한 빌미를 제공해주는 타이밍이라는 시각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이와 관련해 최근 차등의결권 주식과 포이즌 필 등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 법제화를 주장한 바 있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자나 최대주주 등에게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주식을 별도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고 포이즌 필은 기업이 적대적 M&A 위협에 처했을 때 기존 주주들이 시가보다 싼 값에 지분을 사들일 수 있도록 하는 방어수단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에 효과적일 수는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반기업 정서가 강해 제도 개선이 쉽지 않다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세밀한 점검과 대응을 충분히 고려해야 투기자본에 악용될 가능성을 그나마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기형적 지배 구조 해소, 적극적 주주 환원 정책 등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투기 자본 공격의 빌미를 없애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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