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전통 씨름 '스모'를 관전하는 데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도쿄 료고쿠 국기관에서 스모 경기를 관전한 뒤 특별 제작한 '트럼프 배(杯)'를 우승 선수에게 수여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미국과 일본 사이의 우호를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를 관전 자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빈석이 아닌 스모 씨름판(도효·土俵)의 바로 앞에 위치해 박진감 있게 경기를 볼 수 있는 '마쓰세키(升席)'에서 경기를 즐길 계획이다. 이 자리는 스모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방문에 스마세키와 주위 인기 있는 자리가 경호로 사용되면서 이날 관계자들 외 이용이 불가능해 '민폐'란 비판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스모 팬들의 불만을 야기한 쪽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일본 정부라고 지적했다.
일본측이 격투기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스모 경기를 잘 접하도록 마쓰세키에 앉을 것을 제안한데 대해 미국 측이 스모선수가 넘어질 것을 우려하자,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 경호원을 배치하는 쪽으로 합의를 봤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 칸막이로 나뉜 공간에서 양반다리로 앉아 경기를 관람하는 마쓰세키는 박진감 있게 경기를 볼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흙이 튈 정도로 스모 씨름판에서 가까운 위치여서 간혹 씨름판에서 밀려나는 스모 선수(力士·리키시)들이 마쓰세키로 넘어지는 경우가 있다.
결과적으로 경기 당일 트럼프 대통령 주변 경호원의 경계 대상이 테러 등 불상사가 아닌 트럼프쪽으로 밀려 넘어지는 스모 선수가 됐던 셈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마쓰세키에서 의자를 사용할 예정이라는 점도 논란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마쓰세키에서 관람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양반다리를 하는 것이 불편할 것으로 판단, 의자를 준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스모계에서 신성시되는 장소 '도효' 관례를 깨는 것으로, 뒷말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람하는 스모 경기를 '미일 우호'라는 이벤트 장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스카이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모를 관전하는 날 성조기를 나타내는 청색, 적색, 백색의 조명으로 장식된다. 스카이트리는 경기장인 국기관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