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즉위 이후 '레이와' 시대 첫 국빈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아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했다.
27일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는 이날 오전 9시23분경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고쿄(왕궁) 내 궁전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중나온 나루히토 일왕과 악수하며 다른 한쪽 손을 나루히토 일왕의 팔 부분에 대며 인사했다. 면담에 앞서 열린 환영행사를 마치고선 트럼프 대통령이 나루히토 일왕의 등에 손을 대며 대화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이날 15분간 이뤄진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즉위 후 국빈으로 초대를 받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말했고, 나루히토 일왕은 "즉위 후 첫 국빈으로 맞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나루히토 일왕이 부친 아키히토 상왕으로부터 황실과 미국 교류가 오래전부터 이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관계는 전쟁 등 여러 경험을 뛰어넘어 지금 멋진 관계가 구축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나루히토 일왕은 "어제 스모를 보셨는데 어땠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강하고 멋졌다"며 "대통령 배(杯)를 우승 선수에게 줄 수 있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마사코 왕비와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자녀 교육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유학파인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회견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줄곧 영어로 대화를 나눠 관심을 모았다.
NHK에 따르면 나루히토 일왕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1983년부터 1985년까지 유학생활을 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도 중간중간 통역 없이 영어로 대화했고, 마사코 왕비 역시 하버드대를 졸업한 외교관 출신으로 멜라니아 여사와 20여분간 영어로 이야기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와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서로 전한 선물도 화제가 됐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자기 장식품을, 멜라니아 여사에게는 금세공한 목제 장식함을 선물했고,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나루히토 일왕에게 80여년 전에 미국에서 제작된 비올라를, 마사코 왕비에게는 하버드대 구내에서 자란 나무로 만든 만년필 등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