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 수도 도쿄 인근 지역에서 일어난 '묻지마 살인' 사건으로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져든 가운데 이런 살인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은 '묻지마 살인 사건'이 지난 10년간 70건 발생하면서 2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특별한 동기 없이 불특정인에 대해 해를 가하는 '묻지마 살인' 사건을 '도리마(거리의 살인마) 살인'이라고 말한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지난해 6월 고속철도인 도카이도(東海道) 신칸센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이 있다. 20대 초반 남성이 '짜증난다'는 이유로 승객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승객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보다 5개월여 앞선 지난해 1월에는 히로시마(廣島)시에서 한 남성이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을 흉기로 습격해 2명이 목숨을 잃었다.
10여년 전에는 무차별적 흉기로 17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6월 도쿄 번화가 아키하바라(秋葉原)에서 한 남성이 '보행자 천국(차없는 도로)'으로 바뀐 대로로 트럭을 돌진시켜 행인들을 친 뒤 차에서 내려 흉기를 휘둘렀다.
가해자는 여러 회사를 전전하던 비정규직 사원으로 사회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7명 사망, 10명이 부상을 당했다. 18년 전인 2001년에는 오사카(大阪)의 한 초등학교에 남성이 침입해 아동 학생 8명을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일본내 '도리마 살인'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28일 오전 초등생에게까지 칼부림한 사건 때문이다.
일본 수도 도쿄(東京) 인근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 다마(多摩)구에서 이날 오전 7시45분경 50대 남성이 통학버스를 기다리던 초등학생 등에게 칼을 마구 휘둘렀다.
이날 난동을 부린 가해자가 사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현재 정확한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남성이 "죽여버리겠다"며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도리마 살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초등학생을 포함한 2명이 목숨을 잃었고 다수의 어린이를 포함해 16명이 부상을 당했다.
특히 이 사건은 지난 8일 일본 오쓰(大津)시에서 승용차가 산책 중이던 유아들을 덮쳐 2명이 숨진 사고가 난지 한달도 안돼 발생한 참극으로, 일본 사회에서 아동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쿄신문은 "이번 가와사키 사건으로 아이들을 어떻게 지킬지에 대한 질문에 직면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문부과학상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보를 수집해 학교의 안전확보에 한층 힘쓰겠다"며 "통학로 안전점검, 수상한 사람에 대한 정보를 확실히 공유해 주지시키는 등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