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ems=김봄내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라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특히 그 영향이 순수 내수 소비재 업체들로 확산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3일 KB증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면세점, 화장품 등 중국 소비 관련 종목들의 투자 심리가 이번 주에 극심하게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아울러 호텔신라[008770]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4%, 20%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종전 12만원에서 10만원으로 17% 하향조정했다.
KB증권은 기존에 올해 국내 면세 시장 규모를 작년 대비 18% 증가한 250억6000만 달러로 예상했으나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지난해 대비 4% 증가한 220억4000만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며 화장품 역시 면세 채널의 실적 기여도가 높은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주가가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유진투자증권은 신종코로나 확산의 근원지인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 등을 비교할 때 글로벌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 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확산은 글로벌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비치는 영향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불안감이 세계 경제 침체로 현실화할지는 신종코로나의 확진자 확산 정도와 확산 기간에 달려 있으며 신종코로나가 한국의 2월 수출에 곧바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장기화하면 추세적 회복은 멀어진다고 밝혔다.
이날, 교보증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 경제의 중장기 흐름을 바꿀 구조적 악재는 아니지만 1분기 이상 경제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악재로 볼 수 있고 올해도 수출이 감소하고 2년 연속 기업실적이 악화하면 시장 전망을 변경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아직은 모멘텀 회복 시점을 수정하는 정도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교보증권은 지난 2년간 체계적 악재로 자리 잡은 무역전쟁은 공급 측면 리스크로 수출과 기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이 기간 소비가 둔화했을 뿐 후퇴하지는 않았으며 당장 일상생활에 변화가 일어나 이번 신종코로나 악재는 수요 측면 리스크로 변질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연이은 부정적 뉴스로 면세점 및 화장품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일부 점포가 감염증 확진자 방문으로 2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중국 후베이(湖北)성을 지난 14일 이내에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이 전면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투자 심리의 급격한 악화가 면세점 및 화장품 업종의 주가에 크게 부정적이어서 주가 급락세는 이번 주에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대형주 중 주가 변동성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호텔신라와 아모레퍼시픽[090430]”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3년 사스 당시와 비교해 올해 중국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며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 8.3%에 불과했던 반면 2019년에는 두 배가 넘는 19.3%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가 사스 당시보다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가장 우려되는 것은 중국의 GDP 대비 개인 및 기업, 정부 등 비금융부문의 부채 비중이 2002년 120%에서 2019년 260%로 두배 넘게 확대된 점”이라면서 “신종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가동 중단 및 판매 부진이 계속될 경우 기업 부문의 현금 흐름에 차질이 생겨 금융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상적인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기다려야 할 호재는 감염자 수의 감소와 신종코로나 치료 백신 개발 및 공급 소식”이라면서 “투자자 관망세로 인한 매수세 실종이 수급환경을 악화해 지수 급락을 유도할 수 있으나 올해 한국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일시적 반응에 그칠 것”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