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주식 공개매수 계획을 철회했다. 이 같은 결정에 위워크가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혀 법정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공개매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성명을 통해 밝혔다. 당초 소프트뱅크는 기업공개(IPO)가 무산된 뒤 자금난에 빠진 위워크를 살리기 위해 30억 달러(약 3조7000억원)어치 주식을 매수할 방침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철회 배경으로 위워크가 지난 1일까지 독과점과 관련한 미국 정부 허가를 받지 못한 점과 여러 민·형사 소송이 등을 꼽았다. 이에 위워크 역시 즉각 성명을 통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단 뜻을 전했다.
위워크 이사회는 “갑작스러운 투자 철회 결정에 놀라움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규모 투자 실패·주주 반대에도 ‘구제금융’ 약속했던 손정희 회장
손정의 회장의 주도로 대형 투자를 진행해 온 소프트뱅크는 부동산을 ‘공유경제’로 바꾼 위워크에 투자를 진행해왔다. 소프트뱅크는 ‘위 컴퍼니’에 직접 및 ‘비전펀드’를 통해 91억5000만 달러(약 10조6002억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위워크는 근본적인 사업구조적 문제와 창립자의 방만한 경영으로 위기에 내몰렸다. 자금난을 벗어나기 위해 기업공개(IPO)에도 나섰으나 실패로 돌아가면서 현금 부족과 경영난에 휘청거렸다.
위워크의 문제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에 독으로 돌아왔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로 인해 약 4977억엔(약 18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고 대규모 투자 실패란 꼬리표도 얻게 됐다.
상황은 이렇지만 손정희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10월 자금난에 빠진 위워크에 총 95억 달러의 통 큰 구제 금융을 약속했다. 당시 소프트뱅크 주주들은 반대했지만 손 회장은 굳건한 의지를 내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소프트뱅크가 금융기관과 협조 융자를 통해 위워크에 50억 달러를 대출하고 15억 달러 규모 신주인수권을 조기 행사하기로 약속했다. 이와 함께 위워크 주주들을 상대로 30억 달러 규모 주식 공개매입을 진행, 80% 지분을 인수키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리스크가 소프트뱅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위워크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마비되면서 임차인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만큼 자금을 투자해도 손실이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 투자 철회 결정으로 이어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최악의 경우 위워크가 연내 파산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