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는 ‘코로나19 이후의 삶’이라는 특별기획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공감과 교훈의 메시지를 찾고자 한다. 그 네 번째 인터뷰로 국내 언론계와 추리소설계에서 거장으로 손꼽히는 이상우(82) 추리소설가협회 이사장을 만나 코로나19 이후 인류의 삶을 전망하고 그의 삶을 뒤흔든 코로나 이후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이사장은 기자와 소설가로 활동하며 1985년 스포츠서울 창간 편집국장 시절 한국 최초 한글전용 가로쓰기신문 발행으로 선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장본인이자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폭넓은 식견을 갖춘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일보와 서울신문, 국민일보 등에서 편집국장과 대표이사 역임했고 추리소설 및 역사소설 400여 편 발표했으며 대한민국 문화포장을 수상했다.<편집자 주>
[KJtimes TV=김상영 기자]“인류는 21세기까지 오는 동안 많은 우여곡절 끝에 1429년 신대륙 발견, 제2차 세계대전 같은 천지개벽 같은 변혁을 여러 차례 겪었다. 그러나 이제 지금까지 겪었던 것보다 더 클 수 있는 인류의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우리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 인류는 이 재앙에 져서는 안 된다. 새로운 삶과 행복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상우 이사장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이번 감염병 창궐 사태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인간들의 잘못된 삶과 가치관, 불합리한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거대한 변화의 시작이라며 이 같이 진단했다.
이 이사장은 “지구촌에서 도도하게 일어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재앙을 이겨낼 지혜를 주고 있다”며 “대표적인 무기가 IT를 이용한 무한대의 소통이고 특히 핸드폰은 어떤 재앙도 이길 수 있는 가장 유용한 4차산업의 무기”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유사 이래 인류는 아주 큰 변혁을 몇 번 맞이했는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의 변혁은 네 번째 맞이한 인류의 큰 변곡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변혁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라고 생각하고 인류의 종착점이 개인 일상의 종점이 되는 것처럼 엄격한 고립 속에 영적인 새로운 사회를 탄생시켜 영혼이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라면서 암울한 시대에 희망을 말했다.
다음은 이상우 이사장과 일문일답.
-평생을 글 쓰는 직업인 언론인, 소설가의 삶을 영위하고 계신데 그간의 삶을 소회한다면.
“그러고 보니 사실은 세 가지 일로 일생을 거의 보낸 셈이다. 기자 생활과 창작 생활, 그리고 20여 년은 대학 강의로 보냈으니까.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유난히 많았다.
일생을 한 가지 일만해도 다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여러 가지 일이 너무 하고 싶었다. 기자, 교수, 소설가 외에도 화가가 되고 싶은 것이 가장 큰 꿈이었다. 다음 생애가 있다면 꼭 화가가 되고 싶다. 이것저것을 하다 보니까 하나도 이룬 게 없는 것 같다.”
-작가의 관점에서 바라 본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인간관계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집단생활, 대중 파워가 의미를 상실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신 승화된 개인주의, 개체가 더 빛을 내는 세상이 될 것이다. 창의력과 상상의 날개를 가진 사람이 지배를 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사회생활에서 판단을 요하는 직업, 심리와 감성에 관련된 일을 하는 직업, 예술 작품 등 데이터 창조에 종사하는 직업 등 세 직종이 상위 직종이 되고 사무직, 회계직, 농부, 점원, 택배, 운수 등의 단순 직업 종사자가 하위 그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자나 작가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인데 코로나와 관련해 준비 중인 작품이나 계획이 있다면.
“십 몇 년 전에 코로나와 같은 대재앙 이후의 세상을 소재로 쓴 글이 있다. 지금 상황과 비슷한 점이 있었다. 당시 그 책의 소재가 된 것이 로봇이었는데 이번 코로나와 관련해서 구상 중인 책의 소재도 로봇이다. 앞으로는 더 황당한 세상이 올 것 같다.
내가 살아온 세상은 이념과의 투쟁이 가장 큰 과제였지만 앞으로는 과학과의 투쟁이 가장 큰 인류의 테마가 될 것 같다. 인간 로봇이 아니라 로봇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 되는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다. 감수성이 인간의 백배, 지능이 인간의 백배, 체력이 인간의 백배가 되는 로봇 인간의 세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디지털 혁명이 인류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는 시각과 축복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양분하고 있다. 어떻게 전망하나.
“요즘 공연하고 있는 흥미로운 뮤지컬이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이라는 공연이다. 로봇 전용 아파트에 사는 낡은 남자 로봇인간과 여자 로봇인간이 고독한 삶에 지쳐 괴로운 나날을 보낸다. 세월이 너무 흘러 이제 부품도 만들지 않는 저무는 4차 혁명의 말기였다. 그러다 우연히 두 남녀 로봇이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행복한 종말을 맞는다는 이야기다. 재앙도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해피엔딩이 될 수 있다.”
-코로나는 인류에게 던지는 경고라는 지적이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전망한다면.
“유사 이래 인류는 아주 큰 변혁을 몇 번 맞이했다. 첫 번째가 불의 발견이고 두 번째는 전기의 발명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인간을 크게 변화시킨 것은 전쟁, 특히 2차 세계대전이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의 변혁은 네 번째 맞이한 인류의 큰 변곡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변혁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인류가 사회생활을 잃어버리는 위기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종착점이 개인 일상의 종점이 되는 것처럼 엄격한 고립 속에 영적인 새로운 사회를 탄생시켜 영혼이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코로나 전과 후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나.
“작품 구상을 하거나 글을 쓰기 위해 1년에 다섯 번 정도 세계 여러 곳으로 여행을 다녔는데, 올해 들어 6개월 동안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다. 낯선 것에 대한 도전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자극을 남달리 좋아하는 편인데…. 머리와 가슴이 말라가는 것 같다.”
-현대사의 숱한 역경을 목격하고 몸소 체험하셨는데 코로나 시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제 진정한 과학의 시대가 온다. 지금까지는 사람끼리 부딪치며 아웅다웅 살면서 그 속에 흐르는 인간미가 인간사의 재미였다. 이젠 스킨십이 용납되지 않는 메마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삭막한 사막도 둔덕을 이용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물과 풀이 없어도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 듯 우리도 영혼의 스킨십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서로 아름다운 마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을 우리 과학이 만들어 줄 것이다. 가상현실, 증강현실이 바로 그들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멀지 않아 4차 산업혁명은 저물 것이다. 우리는 5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무기는 AI, VR, IoT, CLOUD, BIG DATA 같은 것이지만 5차 혁명으로 가기 위해서는 핸드폰 하나면 충분할지도 모른다. 핸드폰으로 투표도 하고, 금전거래도 하고, 운전도 하고 공부도 한다. 요즘은 책도 쓰고 만든다.
정치도 경제도 의료도 창작도 핸드폰 하나면 다 할 수 있다. 제가 요즘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은 ‘핸드폰 책 쓰기 코칭’이라는 것인데 정말 핸드폰 하나로 한 달 만에 책 한권을 뚝딱 만들어 냈다.
‘코로나19 이후의 삶, 그리고 행복’이라는 54인이 참여한 작품집이다. 가재산 회장이라는 이름도 희한한 천재가 있어서 이일을 해냈다. 핸드폰의 천재 장동익, 사이버 편집 귀재 정선모 여사 등이 이룬 한국 최초의 주목 받을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