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재수기자의 취재노트

[기자수첩]반려동물 ‘의료사고’ 증가하는데 법률은 ‘물건’ 규정

[KJtimes=견재수 기자]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중에서 동물을 해하면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러한 사실을 미처 몰랐던 반려동물 주인들 중에는 어떻게 생명물건으로 취급할 수 있느냐고 분개한다.


얼마 전 A씨는 기르던 반려견이 서울 소재의 한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사흘 뒤 숨지는 사고를 겪었다. 당시 A씨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주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한 지인으로부터 반려동물 관련 카페 동물톡운영자 H씨를 소개 받아서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이때 대한민국 법률상 반려동물이 생명체가 아닌 재물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수술을 받고 멀쩡하던 반려견이 동물병원에서 회복 중에 숨진 건 명백한 의료사고라며 담당 수의사와 동물병원에 항의했지만 수의사는 유전적인 희귀질환이라며 발뺌을 했다.


A씨는 답답한 마음에 동물법 전문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지만 명쾌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정황상으로 볼 때 수술 이후 동물병원 측의 관리소홀로 인한 의료사고로 보기에 충분하지만 진료기록만 놓고 보면 문제점을 찾기 힘든데다 반려견을 화장하는 바람에 부검을 통해 반려견 죽음의 진위를 가릴 수 없게 돼 민사소송을 하더라도 승소를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변호사의 설명이었다고 한다.


A흔하게 하는 중성화 수술 같은 간단한 수술을 하다가 죽는 반려동물도 꽤 있다고 들었다일부 수의사들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법적으로 애완동물을 생명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것도 의료사고가 끊이지 않는 주요 요인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물학대범한테는 실형을 선고하면서 정작 애완동물을 물건으로 분류하고 있다니 기가 막힌다애완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지가 언제인데 우리나라 (반려동물 관련) 법과 제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현재 A씨는 가족 같았던 반려견이 수술 후유증으로 갑작스럽게 죽은 뒤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때 각종 수술과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앓던 A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게 된 게 반려견을 기르면서부터였기 때문이다. 반려견은 A씨에게 가족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존재였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증가면서 동물병원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만큼 애완동물의 치료와 수술이 급증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SNS 등에는 반려동물 의료사고와 관련한 글들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한국농총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30%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반려동물 학대와 의료사고는 같은 사회적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연관 산업 육성만큼이나 보호, 관리를 위한 법·제도 등 정책의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