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19

[릴레이인터뷰⑫]프리랜서 가보경…코로나19 위기는 ‘예술 분야’ 도전과 변화의 기회

<코로나 19 이후의 삶> 프리랜서 겸 예술강사 가보경의 워킹맘 스토리
“학교 대면 강의 수업 올스톱, 비대면 시대에 맞춰 ‘유튜브’ 같은 온라인 강좌 시작”

<KJtimes>코로나 19 이후의 삶이라는 특별기획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일상에서 공감과 교훈의 메시지를 찾고자 한다. 열두 번째 인터뷰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가보경(40)씨가 그 주인공이다. 가보경씨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워킹맘(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의 애환과 예술인들의 고충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KJtimes TV=김상영 기자]“코로나 이후 많은 학교들이 실내에서 대면으로 수업하는 미술, 음악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바람에 갑자기 집에서 쉬게 됐다. 몇 개월 동안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집에만 있었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 진정이 될지 모르는데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예전부터 해오던 디자인 일들은 재택근무와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는 디자인 일들을 하고 있다. 비록 강사 일은 못하고 있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다시 디자인 일을 하게 된 것은 저에게 또 다른 기회인 것 같다.”


가보경씨는 코로나 사태로 예술강사 일은 잠시 쉬고 있지만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삼아 프리랜서 디자인 일과 함께 최근 유튜브를 통해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예술이라는 분야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감정을 교류하고 소통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라는 큰 장벽에 막혀 새로운 도전과 변화에 직면해 있다미술 같은 경우는 인터넷에 있는 그림을 보는 것보다 직접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면서 느끼는 감동이 훨씬 크다. 이런 것들을 (온라인상에서) 어떻게 전달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단 가르치는 부분에서라도 (온라인 강의를) 시작해보고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당초에는 유튜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는데 관련 영상들을 보면서 영상으로도 충분히 (미술을) 가르칠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물론 대면(미술교육)보다는 전달성이 떨어지겠지만 (교육)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기존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새로운 변화에 맞춰 (미술) 수업 방식을 바꿔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다 보면 비대면 수업도 익숙해 질 것이라며 코로나가 끝난 뒤 (대면 수업을 위해) 다시 (학생들을) 만나게 되면 그 감동이 더 클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가보경씨와 일문일답>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휴직상태다. 학교 수업이 비대면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되면서 강사 일이 많이 줄었을 것 같은데 현재 어떤 상황인가.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학교에서 교내에서 진행하는 음악이나 미술 같은 프로그램은 잠정 중단한 상태다. 그나마 체육활동은 운동장이나 강당 등 넓은 공간을 쓸 수 있기 때문에 간간히 수업을 개설을 하고 있다.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교실에서 수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 수업을 진행을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사 구인공고가 인터넷에 지난해에는 많이 올라왔으나 올해에는 구인 글도 올라오지 않고 방과후 강사도 초반에는 모집공고가 났었으나 현재는 모집공고도 잘 올라오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 정규 수업시간 자체도 수업시간을 줄였고 방과후 학교는 특히나 수도권에서는 현재 운영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다녔던 학교에서 아이들에 소묘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다. 학생들이 저에게 내년에도 꼭 우리학교에 꼭 오라고 해주었다. 코로나가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어서 빨리 학교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와서 예술강사들이 하루빨리 아이들을 만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프리랜서 겸 예술강사로 일하고 계신데 코로나 이전에 어떤 분야 강의를 했었나.


요즘 학교에서는 일반 교과 이외에 예술적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수업들을 하고 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정규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예술강사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문화적 감수성과 인성 및 창의력을 향상시키고 학교문화발전 활성화를 하기 위한 수업을 하고 있다.


저는 한 혁신학교에서 미술의 기초 이론을 담고 있는 연필로 그리는 그림인 소묘를 고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는 수업을 했었다. 요즘 아이들은 미술이라고 하면 보통 만들기 같은 것을 생각하는데 이렇다 보니 처음에 소묘 수업을 한다고 했을 때 소묘가 뭐냐고 질문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미술)학원을 다니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소묘를 잘 모르다 보니 어렵다거나 지겹다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그런데 수업을 시작하고 난 뒤 아이들이 소묘의 재미에 푹빠졌다.


(학생들 중에는) 계속 (소묘를) 배우고 싶다며 내년에도 꼭 (학교에) 와달라는 아이들이 많았다. 바람이 있다면 전문적인 (미술) 기술을 학원에서만 배우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비대면이 확산되면서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힘든 상황인데.


예술분야는 사람과 소통하면서 감성을 나누는 분야인데 공간 모임에 제약이 생기면서 만날 수 가 없게 됐다. 그래서 서로의 감성을 나누기가 참 어렵게 됐는데 비대면으로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대면해 예술을 직접 접해서 얻는 감동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메슬로우의 5단계 욕구 중에서 예술은 5단계의 자아실현의 욕구와도 관련이 있는데 두 번째 안전의 욕구에서 코로나로 인해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술분야를 많은 사람들이 예술적인 분야를 가장 먼저 그만두고 있기 때문에 학교뿐 아니라 학원과 같은 교육기관에서도 수강생들이 현저하게 줄어서 힘든 분들을 많이 보았다.


특히 학교와 관련된 강사뿐 아니라 방과후 강사 모집 공고도 뜨지 않고 있고 모집을 했다 한들 학교에서 방과후를 운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직장을 잃게 되었다고 한다. 요즘 보면 온라인 강의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 온라인 강좌를 판매하기도 하는 등 강사들이 (강의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들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순수 회화를 하신 분들의 경우에는 디지털로 옮겨 간다는 게 쉽지 않다. 특히 기존의 방식에서 새로운 방식을 찾아가려면 다시 배워야 한다는 점이 어렵다. 무엇보다도 수업할 수 있는 환경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비대면 온라인 교육으로 인해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었을 것 같은데 가정과 교육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 단계씩 올라갈수록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 수가 줄어든다.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학교에) 한 번 가던 게 세 번으로 늘어났다. 학교에서 e-학습터와 같은 시스템을 통해 아이들 수업을 이어나가고 있으나 초반에는 아이들이나 저나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온라인 수업을 받기 위해 세팅하는 작업부터가 쉽지 않았다. 가끔 기계가 잘 동작하지 않을 때도 있고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엄마가 매번 해결 해줘야하니 오전시간에는 두 아이를 지키고 있으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또한 아이가 두 명이다보니 온라인 기기가 두 대가 필요하다. 제가 (디자인)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에 기기를 쓸 수가 없어서 오전에는 작업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오후에 일을 몰아서 빨리 해야 하고 또한 오후에도 아이들 돌보는 일은 계속되기 때문에 일의 집중도도 낮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서로의 삶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필요하지만 가족 간의 거리두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제 삶이 각각 존중을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 나름대로 가족 간의 거리두기를 실행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본인만의 슬기로운 코로나 교육 대처법을 소개한다면.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고 해서 부모가 무엇인가를 더 해주는 것보다 아이들이 필요한 부분은 본인들이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자기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변하면 새로운 것들을 엄마도 새롭게 배워야하는데 엄마가 배워서 알려주기보다 아이들 스스로 해결해보게 둬보면 아이들은 생각보다 더 빨리 습득하과 해결해 나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됐다. 그래서 저는 일일이 간섭하기보다는 스스로 해결해 보도록 지켜보는 편이다.


심지어 저희 아이들은 이제 줌도 저보다 훨씬 잘 다루고 제가 유튜브 찍고 편집하는 것을 보면서 학교에 필요한 영상을 찍어야 할 때 알아서 장비를 세팅하고 찍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만큼 가족 간에도 가족 간 거리두기가 어느 정도 있어야 각자의 삶의 영역을 존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가족 간에도 적당한 거리두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번 아이들에게 수업하는 방법을 가르쳐 줬는데 그러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 (학습) 방법을 터득하게 했다. 나중에는 아이들이 더 (컴퓨터를) 더 잘 다루게 됐고 수업시간이 되면 스스로 컴퓨터를 켜고 접속을 해서 수업을 마치는 수준이 됐다.


코로나 시대에 엄마들이 자녀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고 해서 자녀들에게 뭔가를 더 해주려고 하기 보다는 가족 간의 거리두기를 하면서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게 하는 게 올바른 코로나 시대의 생활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먼저 아이들 이야기로 말씀을 드리자면 아이들이 친구들과 실내에서 같이 노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친구들끼리 줌을 통해서 한 시간씩 만나서 놀고 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온라인을 통해서 놀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듯 했는데 그러더니 끝말잇기라던가 서로의 물건이나 집도 보여주고 이러면서 어떻게 놀지를 스스로 찾아서 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은 계속해서 창의력이 발동을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또한 두 아이가 기타수업을 하고 있는데 이 또한 줌을 통해서 수업을 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장기자랑을 하는 시간이 있는데 마스크를 벗고 하는 장기자랑은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집에서 촬영을 해서 학교에서 영상을 틀어 온라인으로 장기자랑을 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부분이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이어져가고 있다.


처음에는 이런 방식들이 모두 어색하고 과연 효과적일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아이들은 이런 생활을 또 금방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학교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저 같은 경우는 디자인 일은 재택근무로 할 수 있는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은 일상에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양한 (온라인) 툴을 배워서 온라인 수업 영상(유튜브)을 만들어 미술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가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코로나 사태는 먼저 저에게 편안함에 안주하던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변화를 하도록 해주었다. 사실 그동안 새로운 것을 배워서 도전하기보다 그동안 제가 배워왔고 해왔던 일들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가 오면서 제가 하려고 했던 일들을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저는 변화를 택해야 했다. 코로나는 저에게 변화하라그리고 끊임없이 배워라라는 메시지를 주었다. 코로나는 어쩌면 인류가 그동안 편안하게 변화하지 않고 지내온 시절에 대한 반성을 하게하고 변화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언젠가 4차 산업혁명이 올 것이라고 많이 예상했는데 그 시기를 코로나가 빨리 앞당겼을 뿐이다. 그 시대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하는 사람이 또 앞으로 새롭게 다가올 미래에 멋진 삶을 살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앞으로의 계획은.


요즘 가볼쌤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아이들 혹은 미술을 배우고 싶은 초보 미술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대면으로 만나서 같이 소통하며 그리는 수업은 아니지만 이렇게 온라인에서라도 사람들이 미술을 보고 배우면서 힐링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유튜브 채널의 이름도 가볼쌤의 비주얼 가득한 세상 이라는 이름으로 지어보았다.


잘 그리지 못하는 실력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면서 코로나로 힘들고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다면 이것이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르침의 아닐까 라는 마음으로 영상을 제작해 올리고 있다. 영상을 제작하면서 그림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영상편집도 배울 수 있었고, 요즘 트렌드가 무엇인지 콘텐츠 연구도 할 수 있었고 이 또한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지난해 만났던 우리 친구들. 내년에도 꼭 와달라고 했었는데 못가서 미안하고, 언젠가 유튜브에서 내 목소리를 기억한다면 온라인에서라도 만나기를 바란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