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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골프비화]박두병 회장 골프관

“사적인 관직을 머리에 쓰고 이 문에 들어오지 말라”

[kjtimes=정병철 대기자]지난 1966년 9월23일 그랜드호텔에서 서울컨트리의 박두병, 최세황, 박건석, 김치열, 김동준, 한홍과 한양골프장의 김형률, 남영식, 민병도, 부산컨트리의 구인회, 장삼철, 박경구 등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골프협회를 창립하기 위한 모임을 가졌다.

 

이날 초대 회장으로 박두병씨가 선출됐다. 이렇듯 한국골프협회가 창립되면서 이제까지 서울CC에서 대행해 왔던 모든 골프계의 행정은 자동으로 한국골프협회로 이관됐다.

 

박 회장이 주축이 돼 창립한 한국골프협회는 현 대한골프협회 전신으로 한국 골프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특히 초창기 때는 국내 프로골퍼와 아마추어골퍼들을 육성하는데 구심점 역할을 했다.

 

협회는 매 4년마다 개최되는 영미 합동위원회의 룰 개정 결과를 국내 골프계에 통보하는 등 국제적 흐름에 보조를 같이 하는 등 국내 골프계의 체제와 조직을 정착시켜 나갔다.

 

한국골프협회는 명실 공히 국내 골프계의 최대 단체답게 서울컨트리가 주관하는 각종 대회를 넘겨받아 외국의 유명선수들을 초빙하는 등 골프발전을 위해 헌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듯 박 이사장의 열성이 아니었다면 대한골프협회의 발족이 훨씬 늦어진 것은 물론 국내 선수들의 외국 진출도 어려웠을 것이다.

 

박 회장은 골프 행정뿐만 아니라 골프를 하는데 있어서도 일종의 골프 철학을 갖고 있었다. 1969년 어느 날, 박두병 두산그룹 회장은 자신의 골프 실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구력만 오래 됐을 뿐 실력은 시원치 않습니다. 밤낮 실력이 그대로 예요. 골프 관계 여러 요직을 지내다 보니 대접을 받아 핸디는 18로 되어 있습니다만 진짜 핸디는 24~25 정도가 마땅하겠지요.”

 

30년여 간 골프를 친 박 회장이었지만 이기기 위해 골프를 치는 것 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심신을 단련 하기위해 골프를 쳤다는 것을 입증하는 한 대목이기도 하다.

 

박 회장의 골프는 ‘승부골프’가 아닌 ‘사교골프’였다. 그는 자식들에게 전부 골프를 시켰다. 박 회장은 골프장에서 따라 다니는 별명이 있었는데 ‘클럽 라이프(club life)’였다. 한마디로 박 회장은 클럽 라이프의 표본이었다.

 

그가 이 별명을 얻게 된 것은 일본에는 ‘쓰리 헌드레드’ 클럽과 ‘파이브 헌드레드’ 클럽이 있는데 이중 파이브 헌드레드 클럽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유명 글귀가 적혀 있다.

 

‘사적인 관직을 머리에 쓰고 이 문에 들어오지 말라.’

 

이 말은 클럽 라이프의 표본으로 불릴 정도로 골퍼들의 십계명으로 받아 들여 지는데 클럽 라이프의 속뜻은 골프장에 들어오면 지위와 직위를 떠나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젠틀맨십’으로 통했다. 그의 젠틀맨십은 어떤 일에도 덕을 베풀고 내세우지 않고 예의 바르고 겸손하며 의리와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는 바로 박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때문에 박 회장은 골프매너를 금과 옥처럼 지켰다. 제 아무리 골프를 잘 쳐도 매너가 불량하면 골퍼로 인정을 안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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