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금융당국이 이달 말 각종 금융권 사고에 대한 징계를 마무리 짓게 된다. 시중 은행은 물론 지방은행들과 정보유출 물의를 일으킨 카드 3사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또 하반기부터는 상기 감시 강화와 불시 및 기획 검사 등을 통해 금융사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수현 금감원장이 물의를 일으킨 금융권에 대한 징계를 올해 상반기까지 마무리하라는 지침에 따른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2일과 26일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경남·대구·부산·한국씨티·SC은행 등 10개 은행에 대한 특별검사 또는 종합검사를 토대로 제재 내용이 결정된다.
1억여건의 고객 정보를 유출해 물의를 빚은 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농협은행도 이달 말 제재가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권 전반에 걸쳐 이뤄질 제재 대상은 300~400명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업계는 물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각종 금융 사고에 대해 이달 말 한꺼번에 징계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간의 파장이 적지 않았던 만큼 각 금융사의 최고경영자들과 임직원들에 대한 책임론도 거론하고 있다.
일부 금융사들의 제재 대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국민은행은 도쿄지점 부당 대출 및 비자금 의혹, 보증부 대출 부당이자 환급액 허위보고,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등이 제재 대상이다. 이로 인해 제재 대상에 오를 임직원 수는 어림잡아 100여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양재동 복합물류개발 프로젝트 ‘파이시티 사업’과 관련해 기초 서류 미비 등의 내용으로 징계를 받게 된다. 신탁상품 판매 과정에서 기초 서류 미흡으로 인한 고객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은행도 불법 계좌 조회에 따른 제재가 예상된다. 금감원은 정치인 계좌 불법 조회 혐의와 관련해 지난 2010년 4월부터 9월까지 신한은행 경영감사부와 검사부가 조회한 150만건에 대해 전수조사를 펼친 결과 내부 직원이 가족 계좌를 수백건씩 무단 조히한 사실을 적발했다.
하나은행은 하나캐피탈 건으로 이미 김종준 행장에게 문책 경고의 중징계가 이뤄졌다. 여기에 종합검사 결과에 대한 추가 제재가 예상되고 있다. 모든 부문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종합 검사 특성 상 임원을 포함해 최소 수십명이 제재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경남·대구·부산은행은 KT ENS와 관련된 불완전판매 특검으로 일부 서류상의 문제점이 적발됐다. 이로 인한 제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1억여건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카드 3사의 경우 전·현직 최고경영자는 해임 권고의 중징계를, 임직원들은 문책 경고 등의 제재가 가해질 전망이다. 대상은 100여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3만여건의 고객 정보를 유출한 한국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도 중징계를 받게 된다. 이들 은행 전 직원과 외주업체 직원들은 고객 대출정보를 대출모집인들에게 유출한 혐의로 구속 징역형을 선고 받은 상태다.
이밖에 국민·농협·롯데카드 고객 1억 400만명의 인적사항을 빼돌려 팔아넘긴 코리아크레딧뷰로(KBC) 직원과 3만4000여명의 고객 정보가 빠져나간 씨티캐피탈과 IBK캐피탈 등도 제재를 받을 예정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규모 제재는 처음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각 금융사들이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