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한화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제일모직[028260]과 삼성물산[000830]의 합병 무산 가능성에 무게를 둔 보고서를 냈다. 그러면서 저평가 매력이 두드러질 삼성물산에 대한 ‘매수’를 제안했다.
지난달 15일에도 두 회사의 합병 무산 가능성을 담은 보고서를 내 눈길을 끌었던 한화투자증권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무산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화투자증권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현재보다 40%가량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매수’ 전략을 유지했다. 다만 합병 발표 이전의 주가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큰 제일모직은 차익 실현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의 합병 반대 의견 발표와 삼성 측의 반박 자료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여러 논쟁에도 삼성물산 주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합병 비율”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합병비율 산정의 적법성이나 도덕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합병 기준가 5만5000원이 적정가치보다 낮아 삼성물산 주주들은 이번 합병이 무산되고 재추진되기를 원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삼성물산 보유지분 가치 12조원과 제일모직 시가총액 23조원을 고려하면 현재 1대 0.35의 합병비율을 최소한 1대 0.52로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과거에 대체로 ISS의 의견을 수용한 만큼 엘리엇을 포함한 다수 외국인은 이번에도 ISS의 반대 의견을 따를 것”이라면서 “이번 합병의 특수성을 고려해 오는 17일 주주총회 참여의결권을 평소 70%보다 높은 80%로 가정할 때 엘리엇을 제외한 외국인 투자자(지분율 26%)의 80%가 반대하면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의 향방과 상관없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국민연금에 대해서도 SK그룹의 합병 건에 대해 반대한 점을 고려하면 형평성과 일관성 측면에서 이번 합병 건에 찬성할 것을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006년 대림통상이 이재우 회장에게 자사주를 매각한 데 대해 법원이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며 처분 무효 판결을 내린 판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이 엘리엇이 제기한 삼성물산 자사주 주식처분금지 소송을 기각했지만 엘리엇이 항소할 수도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해외소송(ISD)까지 갈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이런 잠재적 위험 요소로 삼성 측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것이며 주주총회까지 아직 많은 변수가 있으나 지난 2주간의 변화를 보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