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증시 상황이 안갯속을 걷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스닥지수에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800선 돌파’를 바라보던 코스닥지수가 ‘700선 붕괴’를 염려해야 상황으로 내몰린 탓이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세가 가속화되자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큰 중소형주 위주로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800선을 목전에 뒀던 코스닥지수는 700선 붕괴를 염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코스닥 상승을 견인하던 바이오·제약주들이 강한 조정을 받으며 시장 전체가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평균 일중 지수 변동성은 2.19%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6월(2.36%) 이후 2년여 만에 최대치다. 지수 변동성은 일중 고가와 저가의 차를 고가와 저가의 평균값으로 나눈 것이다. 이는 당일 평균치에서 위아래로 지수가 얼마나 요동쳤는지를 보여준다.
올해(1~6월) 평균 변동성이 1.19%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코스닥의 등락폭이 평소 2배 수준으로 벌어졌다. 지난달 코스닥의 장중 고점은 788.13(21일), 저점은 703.56(31일)으로 그 차이가 84.57포인트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낙폭의 원인으로 그동안 코스닥 활황을 견인해온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전문가들은 향후 코스닥지수의 변화를 어떻게 내다보고 있을까.
증권가에선 코스닥 조정은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주류를 이루는 모습이다. 하지만 코스닥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를 감안할 때 지수의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견해도 맞서며 널뛰기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우선 코스닥 시장의 추세적 상승이 완전히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며 추가 상승을 전망하는 시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과열 우려는 주로 비싼 밸류에이션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코스닥은 과거에도 항상 비쌌다”며 “오히려 역사적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측면에서 보면 현재 지수는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 연구원은 “코스닥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도 대비 168% 증가했고 올해 1분기 순이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71% 성장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성장성까지 고려하면 현재 코스닥지수는 충분히 합리화될 수 있는 범위”라고 평가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성장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논란은 역사적으로 항상 존재했으며 코스닥의 피난처가 등장하기 전까지 고점 논쟁은 무의미하다”면서 “일시적으로 바이오주가 하락해도 게임, 미디어, 정보기술(IT) 등 코스닥 내 다른 성장 산업으로 선순환이 나타날 경우 재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가 일각에선 8월에도 코스닥이 변동성 큰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제약 업종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44.9배로 나스닥 바이오 업종의 32.3배보다 39%나 할증돼 있다”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형렬 팀장은 “코스닥의 수익률이 연중 최고치 기준으로 45%에 육박하다보니 고점 논란이 시작되고 있다”며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반복된 상고하저 패턴을 생각하면 단기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일각에선 700선 이하에서의 움직임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들린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의 주요 지지선으로 650선과 620선을 제시한다”며 “650선은 지난 5월 조정 과정에서 지지선으로 작용한 바 있고 620선은 지난 3월 지수 레벨업 과정에서 지지력을 보여준 구간이며 주요 지지선의 지지력을 확인하기 이전에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