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외국인들의 ‘팔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주가가 주가가 낮아질 만큼 낮아졌다는 분석에도 이 같은 분위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을 기준으로 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0.76%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8년여만에 외국인 지분율이 52%를 넘어서며 ‘러브콜’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분율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5일부터 50%대로 내려앉았다. 이는 지난해 7월 18일(50.97%) 이후 1년 2개월여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들어(1월2일~25일) 외국인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다. 순매도 금액만 1조8356억원어치에 달한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110만원 근처로 올해 이익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장에선 밸류에이션(평가가치)상으로는 추가 하락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문제는 당장은 3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6조6천99억원으로 3개월 전(7조5160억원)보다 12%가량 낮아졌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팔자 행보가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은 수요 둔화와 경쟁 격화로 핵심인 IM(IT·모바일) 부문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는 점 ▲계속된 주주환원 요구에 대해 적극적인 변화를 미루는 점 ▲글로벌 금융환경의 불확실성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에 주목하며 대규모 매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이미 꺾인 가운데 IT의 전반적인 경기가 우려스럽다”며 “매크로 이슈와 중국 경기 둔화로 가전 수요의 위축도 어쩔 수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주 환원정책 변화를 요구해온 것은 오래된 이야기”라면서 “최근 1∼2년간 이러한 요구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뚜렷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유 연구원은 “애플, 인텔, TSMC의 최근 5년간 배당금액과 자사주 매입을 합한 총주주환원율이 평균 45%인 점 등을 고려해보면 삼성전자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낮은 이유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과 상속이 어떤 형태와 과정으로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낮은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불확실성 그늘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