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견재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5월 9일로 확정된 가운데 이보다 앞선 5월 첫째 주부터 시작되는 징검다리 연휴로 서울 등 수도권 내 음식점을 포함한 상당수 자영업자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5월의 시작을 알리는 첫날(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하루건너 석가탄신일(3일)과 어린이날(5일)이 이어져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시 주말을 보내고 하루를 넘기면 대통령 선거일(9일 화요일)로 대부분의 회사가 휴무일이다.
이 시기에 버스와 지하철 등 공공시설 근무자들의 경우 유동적인 반면 대다수 직장인들이 2·4·8일에 연차나 월차를 활용, 가족단위 여행을 떠날 경우 대선 당일인 9일까지 최장 11일간 쉴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장 큰 걱정을 하고 있는 곳은 기업 밀집 지역 인근 음식점들이다. 평소 주말이면 어쩔 수 없다고 쳐도 5월 첫째 주는 평일 포함 열흘 이상 발길이 뜸할 것으로 예상돼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연중 최악의 매출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연휴 기간 동안 아예 가게 문을 닫고 쉬는게 더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휴업 시 그나마 인건비라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강남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강모씨(48)는 “5월 달력을 보면 그냥 한숨만 나온다”며 “조기 대선 날까지 겹쳐 5월 한 달은 장사할 수 있는 날짜가 열흘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푸념했다.
강씨는 “사실상 이번 연휴가 최소 일주일인데다 주 고객인 직장인들이 징검다리 휴가를 쓸 경우 길게는 열흘 이상 쉴 수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 달이 일수로 30일인데 타격이 크다고 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연휴를 최장 열흘 이상 써도 둘째 주부터 마지막 주까지 주말이 6일이나 더 있어 음식점 입장에서는 사실상 영업을 할 수 있는 평일 일수가 셋째 주와 넷째 주를 합산해 열흘 정도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긴 연휴기간 동안 나들이나 여행경비로 지출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얇아진 지갑이 쉽게 열리기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반해 대형마트와 백화점, 여행업계는 화색이 돌고 있는 분위기다.

연휴 기간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는 여행업계로, 5월 황금연휴를 맞아 가족단위 여행객을 겨냥한 해외여행 기획전은 많은 상담이 이뤄졌고 인기 코스 일부는 항공티켓과 숙박 예약이 이미 마감된 곳도 적지 않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5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상품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2월말에서 3월초 사이 예약률은 90~100% 수준”이라며 “긴 일정인 만큼 중장거리 지역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5월 6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일부 백화점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6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장기간 여행을 떠나도 미리 장을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신장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정부 한 관계자는 “지난해 임시공휴일에 생산·조업 일수가 감소한 반면 소비가 증가한 측면이 있었다”며 “다가올 대선 전주 징검다리 연휴를 잘 활용하면 그 어느 때보다 긴 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관련부처에서는 현재까지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한 별도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