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IT/게임

SKT, 한글날 앞두고 '우리말 바로 쓰기' 캠페인 나서

[KJtimes=김승훈 기자]SK텔레콤이 109일 한글날을 앞두고 통신 용어 등을 바른 우리말로 쓰자는 내용의 우리말 교육책을 출간, 구성원에게 배포했다. 고객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통신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사회적 분위기와 고객의 인식 변화 파악에 소홀한 나머지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사람 잡는 글쓰기란 제목의 책을 펴내고 현재까지 SK텔레콤, SK ICT 패밀리사, SK텔레콤 자회사 구성원에게 총 1200여부를 배포했다고 7일 밝혔다. 책 제목엔 고객 마음을 사로잡는 글쓰기를 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고객 대상 커뮤니케이션 개선 업무를 담당하는 Brand Comm.UX그룹이 펴낸 이 책은 총 163페이지로 쉽게 쓰기 짧게 쓰기 맞게 쓰기 옳게 쓰기 등 4가지 목차와 고객언어 맞춤법 체크리스트 등이 담긴 부록 언어사전으로 구성됐다.

 

쉽게 쓰기엔 어려운 한자어·외래어·전문용어 대신 읽기 편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을 사용하자는 내용이 다양한 사례와 함께 담겼다. 예를 들어 ’NEW 단말대신 개통한 적이 없는 휴대폰’IMEI’ 대신 휴대폰 식별번호’OTA 개통대신 유심 정보를 온라인으로 받아 개통등으로 표기하자는 식이다. 현재 통신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와 이를 개선한 우리말 단어를 함께 보여주고, 해당 단어에 대한 고객 선호도 조사 결과도 덧붙여 활용도·신뢰도를 높인 점이 특징이다.

 

짧게 쓰기엔 고객에게 발송하는 문자 메시지나 홈페이지 안내 글 등을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꼭 필요한 정보만 담아 쓰자는 내용이 여러 사례와 함께 담겼다. 예를 들어 죄송한 마음에 조그만 선물을 전달 드리오니 앞으로도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세요라는 문구는 죄송한 마음에 조그만 선물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로 바꿔 쓰자는 식이다. 책은 고객 조사 결과, 70%가 넘는 고객이 핵심 내용만 간추린 메시지를 선호했다는 내용도 첨부해 짧게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맞게 쓰기에선 각종 사례를 들어 고객의 유형과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문구와 표현이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사과문을 쓸 땐 사과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잘못을 정확하게 설명하며, 개선을 확실하게 약속해야 한다는 식이다. ‘잘못이 있었습니다와 같은 수동태 표현, ‘~했다면과 같은 조건부 표현, ‘하지만과 같은 변명의 표현은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안내한다.

 

옳게 쓰기에선 시대에 따라 사전적 정의, 사회적 함의가 달라지는 언어의 특성을 고려해야 함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오늘날 차별적 표현으로 여겨지는 살색’ ‘난쟁이’ ‘상류층등의 단어나 몸짱’ ‘미녀등 성적 대상화 소지가 있는 표현은 사용하지 말자는 식이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신조어에 대해서도 트렌디해 보인다는 이유로 무작정 쓸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세대·집단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건 아닌지 잘 살펴보고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 말미에 실린 부록 언어사전은 책을 덮었을 때 측면에서 보이는 안내 표시를 보고 고객언어 맞춤법 체크리스트 등을 찾아볼 수 있도록 실제 사전처럼 구성됐다. ‘고객언어엔 가나다·알파벳 순으로 통신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와 이를 개선한 우리말 단어 112쌍이 담겼다. ‘맞춤법엔 틀리기 쉬운 띄어쓰기와 외래어 표기 사례가 수록됐다. ‘체크리스트에는 성차별적 표현, 장애인 차별적 표현, 비하 표현, 인종·국적·연령·직업 차별적 표현, 신조어 등을 정리해 해당 용어를 사용하기 전 문제가 없을지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사람 잡는 글쓰기기획집필제작을 담당한 SK텔레콤 Brand Comm.UX그룹 Comm.디자인팀은 팀 리더 1, 매니저 6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모두 SK텔레콤에 입사하기 전 방송작가, 카피라이터 등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 글쓰기 전문가들로, 고객 친화적 언어 사용과 사회 변화에 따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올해 초부터 사람 잡는 글쓰기출간을 준비해왔다.

 

사람 잡는 글쓰기는 책 내용 전체에 대해 국립국어원의 감수를 받아 정확도신뢰도를 높였으며, 구성원이 손쉽게 들고 다니며 볼 수 있도록 책의 사이즈를 B6용지 크기(세로 18cm, 가로 13cm)로 줄였다. 또한 우리말 교육책이란 딱딱한 느낌을 탈피하기 위해 책 표지와 내부 디자인에도 캐릭터와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유명작가의 글쓰기 관련 명언을 수록하기도 했다.

 

사람 잡는 글쓰기에 대한 SK텔레콤 구성원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 9301쇄로 발행한 700부는 구성원 요청이 쇄도하며 당일 거의 소진됐으며, 지난 1042쇄로 발행한 1000부 중 107일 현재 절반 이상 동났다. SK텔레콤 민혜진 Comm.디자인팀 리더는 책이 나온 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워 깜짝 놀랐다“’책이 많이 필요한데 무료로 받기 미안하니 구매하고 싶다’ ‘서점에서 판매할 계획은 없느냐는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사람 잡는 글쓰기가 실제 구성원의 고객 대상 커뮤니케이션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 향후 해당 책을 신입·영입 구성원 교육 프로그램의 교재로 채택해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2쇄 발행분부터는 SK텔레콤뿐만 아니라 SK ICT 패밀리사와 SK텔레콤 자회사 구성원에게도 요청을 받아 확대 배포 중이다.

 

SK텔레콤 차종휘 Brand Comm.UX그룹장은 “5G 시대를 맞아 국내 1위 이동통신사로서 고객과 보다 올바른 우리말로 소통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사람 잡는 글쓰기를 출간하게 됐다앞으로도 SK텔레콤 구성원이 고객과 쉽고 분명한 소통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