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사태로 국내 증시에 빨간불이 켜졌다. 화장품 및 항공업에는 타격이 가해지면서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반면 자동차업종의 타격은 다소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9일 KB증권은 화장품 업종의 매출이 오는 5월까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예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사태에 기인한다.
KB증권은 국내 면세 시장의 경우 이달부터 매출에 타격을 입기 시작해 6월 즈음이 되어야 전염병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것이며 이에 따라 국내 대표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주가가 현재보다 13% 낮은 17만원까지, LG생활건강[051900]의 주가는 현재보다 6% 낮은 117만5000원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날, 대신증권은 항공·운송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이는 이 업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실적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대신증권은 일본 노선 수요가 정상화하기 전 대체 노선으로 거론되던 중국 노선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에 노출되면서 항공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회복) 시점은 더욱 늦춰질 것으로 보이며 지난 28일 개장 이후 항공사들의 주가는 5∼10% 하락했으나 단기간 내에 반등할 가능성은 적고 주가에 대한 영향은 적어도 향후 3∼6개월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하나금융투자는 자동차 업종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이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는 1년 반 가까이 중국 자동차 판매가 역성장하는 등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전염병이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기저가 낮은 구간에 돌입하는 만큼 월별 판매 대수 증가율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향후 2~3개월간 화장품 업종의 주가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올해 2~5월 사이 중국인 입국자 수 하락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점 매출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기존에는 올해 중국인 입국자 수가 전년 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면서 “2015년 메르스 때와는 달리 중국의 현지 화장품 소비 시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본래 계절적 성수기”라며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오는 2~3월 항공사들의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실제로 2002~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조류 인플루엔자가 영향을 미쳤던 시기 출국자 수의 감소는 발병 3개월 이후부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시적 시장 수요 위축의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닛산, 혼다, GM 등 주요 경쟁업체들과 달리 우한 지역에 생산 공장이 없어 생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중국 공장 가동률이 이미 낮은 상태여서 일시 가동 중단을 하더라도 추가 손실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두 회사 합산 글로벌 소매판매 중 중국 비중은 14%로 2016년의 22%보다 낮아진 상태”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