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월트디즈니컴퍼니에 15년 만에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기존과 다른 성향을 가진 새로운 수장을 사령탑으로 맞으면서 전반적인 경영방식도 바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월트디즈니컴퍼니는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갑작스레 사퇴했다. 다만 이사회 의장직은 내년 말까지 유지한다. 아이거는 지난 15년간 이 회사를 이끌어온 주인공으로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났다.
지방 방송국 기상 예보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ABC에 합류해 1996년 ABC가 디즈니에 인수된 뒤 2005년 10월 디즈니 최고위직에 올랐다.
◆적극적 M&A로 디즈니 성장을 이끈 주역 아이거
아이거 전 CEO는 디즈니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꼽혀왔다. 2006년 토이스토리 등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픽사를 74억 달러에 사들였고 2009년에는 마블, 2012년에는 스타워즈로 유명한 루카스필름 등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에는 713억 달러 규모의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인수했다.
특히 지난해는 아이거가 잇단 잭팟을 터뜨린 한해로 꼽힌다. ‘라이온킹’과 ‘알라딘’, ‘토이 스토리4’ 등 작품이 흥행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영화부문 실적을 기록했고 21세기 폭스 엔터테인먼트 부문 인수를 마무리했으며 온라인 스트리밍 업계 알짜 기업인 훌루(Hulu) 경영권까지 손에 쥐었다.
지난해 말경에는 넷플릭스가 주도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내놓으며 신시장 도전에도 나섰다. 디즈니는 그간 테마파크와 캐릭터 상품 판매, TV, 영화 등을 중심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시장에서는 아이거 전 CEO의 ‘깜짝 사퇴’ 행보에 의아하다는 시선이다. 앞서 아이거는 몇 차례 사임의사를 밝힌바 있고 2021년 사퇴할 것이라고도 공언한 바 있다.
시기가 다소 앞당겨진 것에 더해 교체 시기나 방식도 그간의 관행과도 달랐으며 실적발표를 3월11일로 앞두고 있어 갑작스런 수장 교체가 이례적이란 평가다.
◆27년 디즈니맨 밥 치페크, ‘디즈니+’ 성장 기대
새 사령탑에는 밥 치페크가 올랐다. 치페크 CEO는 1993년 디즈니에 입사한 뒤 디즈니 파크·리조트, 소비자 상품, 스튜디오 등 부문을 거쳤다. 지난 2015년부터는 디즈니파크 부문 경영을 맡아 내년 두자릿대 성장을 이뤄냈다.
칙페크 CEO는 그간 소비자 접점 부문에서 이력을 키워온 만큼 시장에서는 향후 디즈니가 B2C사업에 초점을 둘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지난해 11월 선보인 스트리밍 사업이 꼽힌다. 디즈니는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는 출시 첫날 가입자 1000만명을 확보했고 이후 3개월 만에 2860만명이 가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의 경우 서비스 국가를 늘려 디즈니의 차세대 신성장 동력군으로 주목을 받는 중이다.
성향도 아이거 전 CEO와 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거가 외향적인 성향을 지닌데 반해 칙페크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