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삼성SDI[006400]과 LG디스플레이[034220]에 대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하이투자증권이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경제가 마비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내놔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키움증권은 삼성SDI[006400]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 34만원에서 2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전기차 시장에 대한 성장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키움증권은 다만 유럽 전기차시장은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SDI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현지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상승하는 추세로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LG디스플레이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21만원에서 15만원으로 대폭 낮추고 투자의견으로는 매수를 제시했다. 이는 이 회사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광저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의 가동 지연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공장 가동을 위한 준비는 가능하지만, 선진국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OLED TV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여져 가동을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경제가 마비될 우려가 있으며 상반기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사실상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하이투자증권은 글로벌 경제가 충격적인 상황에서 벗어날지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달려 있으며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봉쇄 정책이 몇 주 내에 효과를 낼지, 이로 인해 달러 유동성 경색 현상이 완화할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김
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SDI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 723억원에서 352억원으로 조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감소한 수준”이라며 코로나19가 촉발한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자동차 수요 부진과 생산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전기차의 매력이 희석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상반기 실적 전망에 있어 관련 수요 둔화를 반영해야 할 것”이라면서 최근 주가 급락에 따른 상승 여력 확대를 고려해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매수로 상향한다“고 덧붙였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전년 대비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올해 전 세계 TV 수요는 전년 대비 3.6% 감소할 전망”이라며 “상반기 중국, 유럽, 미국 등 지역에서 TV 수요가 둔화할 것이나 다만 애플 아이폰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OLED 패널 사업은 당초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 25조4000억원에서 24조원으로 낮췄고 영업이익은 기존 3041억원 흑자에서 1830억원 적자로 낮춘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미국 등 주요국 경제의 ‘서든 스톱’을 전망하고 있다”며 “서든 스톱은 일반적으로 외화 유동성이 고갈되는 현상을 말하지만 이번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마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경제 충격이 상반기에 이미 현실화한 상황에서 경제 지표보다 변동성이 진정될지 우선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웃도는 등 극심한 불안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 유동성 경색 완화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각종 유동성 공급 조치와 한국, 멕시코 등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글로벌 달러 유동성 경색 현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충분히 완화될 기미는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