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와 분석

[연속기획②] 자사주 보유비율 1위 기업 '조광피혁' 차명주식 논란은 계속

조광피혁 "현재 세무조사중" 차명주식 보유 현황 공개해 최대 주주 등극한 이연석 대표

최근 자사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자사주가 주가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취득이나 자사주 소각은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거나 소각할 경우 주가가 널뛰곤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한편 주가 안정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하지만 이처럼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역기능도 존재한다. 일부 기업은 자사주 취득을 통해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만 힘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KJtimes>는 자사주 보유 순위가 높은 기업들을 차례대로 분석하면서 이들 기업의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편집자 주]

[KJtimes=김지아 기자] 현재 국내 상장 기업 중 자사주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은 어디일까. 

기업분석 사이트 '버틀러'에 따르면 국내 기업 가운데 자사주 보유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국내 가죽 제조업체 조광피혁(004700)이다. 시가총액 3288억원인 조광피혁은 자사주보유비율이 46.6%로 1531억원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 보유비율 1위 기업 '조광피혁' 차명주식 논란은 계속   

2위는 부국증권(001270)으로 자사주를 42.7%나 보유하고 있다. 가치는 882억원이다. 3위는 텔코웨어(078000)로 42%, 4위는 엘엠에스(073110) 35%, 5위는 모토닉(009680) 34.5%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사주 비율 46.6%로 1위 기업인 조광피혁의 경우, 지난 4월 3일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 상태다.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조광피혁의 차명주식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가장 처음 보도한 아주경제에 따르면, 지난 3월 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예고없이 조광피혁을 방문해 자료를 예치한 상태다.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특별세무조사를 담당하는 부서다.

1933년 고(故) 이영근 창업주가 설립한 가죽 전문 제조기업인 조광피혁은 1977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다. 현재 창업주 손자이자 이길용 전 대표의 아들인 이연석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조광피혁의 지분구조f를 보면 이연석 대표 등 특수관계인 30.29%, 자사주 46.56%, 2대 주주인 박영옥 스마트인컴 회장이 12.39%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자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이 대표는 14.98%를 보유, 조광피혁의 최대 주주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까지 2대 주주였지만 한 달 뒤인 8월 스스로 차명주식 보유 현황을 공개, 최대 주주로 올랐다. 이 대표 이전의 최대 주주는 개인투자자인 박영옥 스마트인컴 회장이었다. 

지난해 8월 조광피혁은 5년치 사업보고서에 대한 정정공시를 하면서 이연석 대표가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광피혁은 지난해인 2022년 8월 18일 2017년 3분기 보고서부터 올해 반기보고서까지 기재 내용을 정정하는 20개의 공시를 냈다. 정정사항은 모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차명주식 4.05%를 실명전환한다는 내용이며, 해당 지분은 모두 이연석 대표에게 귀속됐다. 

앞서 조광피혁은 '주식농부'로도 유명한 (이전 최대 주주기도 했던)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및 소액주주들과 수년 째 분쟁을 하고 있었다. 이들로부터 장기간 주식 대량보유변동 보고 공시 기준 '5%'를 상회하는 차명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연석 대표는 2022년 7월까지 72만6680주(10.93%)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공시했다가, 8월 126만9479주를 새로 실명전환했고, 결과적으로 실제 보유주식수는 99만6159주(14.98%)가 됐다.

이 대표는 지길순 조광피혁 회장의 아들로 2019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지길순 회장은 2016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으며, 당시부터 이연석 대표 취임까지 3년간은 조광피혁의 전무이사를 맡아온 강광석씨가 대표직을 맡았다. 

◆ 이연석 대표, 실명전환한 주식의 보유지분 10.93%→14.98%  

당시 지 회장 일가는 지길순 회장 9.62%, 아들인 이홍석씨 5.69%의 지분을 포함해 총 26.24%의 경영권 지분을 보유해 왔지만 이 대표의 차명주식 실명전환으로 우호지분은 26.24%에서 30.29%로 늘어났다. 자사주 46.56%를 제외한 잔여지분은 27.19%에서 23.14%로 줄었다.  

최근의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조사4국의 세무조사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명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명의를 빌린 자와 빌려준 자 모두 막대한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해 이연석 대표의 조광피혁 지분 4.05%의 차명주식 실체가 드러났을 당시 소액주주연대 측이 "최초 발견한 차명주식 35만주 대비 실명전환된 주식 27만주와 약 8만주 가량의 괴리가 있다"며 "이 대표측이 주가급등 시기에 차명주식 일부를 급매함으로써 막대한 차익을 거뒀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당시 법조계는 실체가 드러난 차명주식만으로도 금감원 및 검찰 등의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고, 최근 국세청의 움직임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실명법 및 자본시장법 등의 위반은 물론이고, 의결권행사가 금지돼 있는 차명주식이 경영권 분쟁에 활용됐는지 여부도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광피혁측은 이 같은 추측에 대해 언론인터뷰를 통해 "지난 2009년 이후 다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개미,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k주식 회의 드는 기업, 조광피혁" 

자사주 비율이 이처럼 높고, 오너일가의 지분율도 높은 조광피혁. 조광피혁에 한때 1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던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이 회사를 두고 "주식투자를 평생해 왔지만 조광피혁같이 주주를 대하는 회사는 처음"이라며 "조광피혁은 상장사를 개인회사로 생각하고, 주주이익은 외면하는 이기적인 기업이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이연석 대표가 차명주식을 공개, 최대주주로 오르면서 박 대표는 그해 12월 14일 조광피혁을 상대로 회계장부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박 대표는 2020년 12월 청주지법에 조광피혁에 대한 검사인 선임을 신청, 이듬해 10월 청주지법은 이를 일부 승인했다. 조광피혁 측은 곧바로 항소했으나 지난해 12월 기각됐다. 현재는 충북대 소속 한 교수가 검사인으로 선임된 상태다.

박 대표는 "이연석 대표가 2015년부터 별도로 본인 소유의 (주)조광을 설립해 특혜성 조건으로 일감몰아주기 등 회사 이익을 빼돌린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를 비롯한 소액주주들은 "10여 년 전부터 조광피혁은 피혁 본업보다 주식투자에 몰두했다"며 "2011년 태광산업, 대한제분, 조선내화, 신영와코루, 광주신세계, 포스코 등 굴뚝 가치주에 장부가 기준으로 약 166억원을 투자해 2022년말 2658억원까지 불어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불어난 이익을 주주들과 공유하지 않았고 (주)조광을 2014년 설립해 2015년 1월부터 조광피혁과 임가공 계약을 체결, 7년간 507억원의 일감을 몰아주는 등 내부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박 대표 및 소액주주들의 주장에 대해 조광피혁 측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앞서 '피혁 업계의 근본적인 구조'를 이해해 달라"며 "전문기업의 부재로 인해 부득이 (주)조광과 계약을 맺는 것이며, 계약에 있어서 '기간 준수'와 '품질'은 매우 중요한 안건인데, 납기를 어기거나 품질이 낮을 경우 계약 불이행 등으로 큰 위약금이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우리도 우리가 설립한 업체 말고 믿을 만한 대규모 재단 공장이 있었다면 이를 맡겼을 것"이라며 "업계 구조에 대한 별다른 이해 없이 일감 몰아주기라는 오해를 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충북대 소속 한 교수가 검사인으로 선임돼 현장을 돌아보고 있고, 조만간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의혹도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회사의 경영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도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만큼 주주환원 정책 등을 끊임없이 연구해 주주와 상생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조광피혁의 경영마인드는 지속적으로 비난 여론 위에 놓일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2023년 2월 8일 기준 조광피혁은 작년 영업이익이 '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4%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20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조광피혁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5월4일 현재 조광피혁은 4만7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속기획③] "오너일가 주머니로 솔솔?" 자사주 보유 2위 부국증권 "매년 고배당 왜?"
최근 자사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자사주가 주가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취득이나 자사주 소각은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설이다.실제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거나 소각할 경우 주가가 널뛰곤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한편 주가 안정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하지만 이처럼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역기능도 존재한다. 일부 기업은 자사주 취득을 통해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만 힘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KJtimes>는 자사주 보유 순위가 높은 기업들을 차례대로 분석하면서 이들 기업의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편집자 주] [KJtimes=김지아 기자] 현재 국내 상장 기업 중 자사주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은 어디일까. 기업분석 사이트 '버틀러'에 따르면 국내 기업 가운데 자사주 보유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국내 가죽 제조업체 조광피혁(004700)이다. 시가총액 3288억원인 조광피혁은 자사주보유비율이 46.6%로 1531억원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매년 고배당…오너일가 배불리기?" 주식시장 눈총 한몸에 받는

[탄소중립+] 한국산업은행, 화석연료 산업 투자 '그린워싱' 논란…허울뿐인 '적도원칙' 가입
[KJtimes=정소영 기자] 전 세계가 탄소중립 실천을 통해 급변하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 호주 금융기관들은 여전히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하고 있어 자금을 회수하라는 기후환경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 호주의 주요 에너지 기업이 추진 중인 호주 바로사 가스전 개발 사업에 현지 인허가 이슈, 호주 국회의 신규 가스전 배출량 규제 강화 등 장애물이 잇따라 등장하며 난관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가스전 개발에 핵심이 되는 설비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18일 기후솔루션을 비롯한 8개 국제 기후환경단체는 이슈 브리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발간해 바로사 가스전 생산 설비인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이하 FPSO) 건조에 금융을 제공한 9개 금융기관을 공개하고, 해당 시설에 투자된 1조 3000억원 가량(11억 5000만달러)의 자금 마련에 참여한 금융기관들이 투자를 회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브리프에 따르면, 이들 금융기관 대부분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협의체를 가입한 것이 신규 가스전 개발에 어긋나며, 인허가 미취득인 현 상황에서 금융약정상 자금 회수가 가능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