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는 국내 최초 물납 미술품 4점이 8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반입된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1월 2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으로 문화유산 등에 대한 물납제가 도입된 이후 첫 신청 사례다.
물납 신청된 10점의 작품 가운데 이만익의 <일출도>(1991), 전광영의 <집합(Aggregation)08-제이유(JU)072블루(BLUE)>(2008), 쩡판즈(Zeng Fanzhi)의 <초상화(Portrait)>(2007) 2점 등, 총 4점이 물납 허가를 받았다.
문화유산 등에 대한 물납제는 세금 납부 시 현금 대신 문화유산이나 미술품* 등의 특정 자산으로 대체, 납부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술품 상속세에 한해 문화유산 등 물납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나 미술품을 국가의 자산으로 삼아 보존·관리하고 확보한 문화유산이나 미술품을 국민에게 공개해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자 도입한 제도다.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도 문화유산 등에 관한 물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1968년 일반세법에 근거해 최초로 문화유산 등에 대한 물납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대표적인 물납 성공 사례로 피카소의 작품을 물납 받아 개관한 '피카소 미술관'이 있다.
물납 절차는 다음과 같다. 물납을 신청하려는 납세자는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물납 신청을 해야 한다. 물납 신청을 받은 관할 세무서는 신청 내역을 문체부 장관에게 통보하고, 문체부 장관은 물납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물납의 적정성과 필요성을 심의한다.
문체부 장관은 심의 결과를 관계부처 협의회에서 의결하고, 관할 세무서장에게 물납을 요청한다. 이후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은 국고 손실의 위험이 크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물납을 허가한다. 10월 8일,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이 반입되는 절차는 물납 허가 후 수납 절차에 해당한다.
이번 물납 작품은 한국과 중국의 현대미술 작품 4점이다. △이만익의 <일출도>(1991)는 원경의 바다 위로 태양이 떠오르는 극적인 순간을 도해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서 소재, 형태와 구도, 색채 면에서 작가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전광영의 <집합(Aggregation)08-제이유(JU)072블루(BLUE)>(2008)는 한자로 쓰인 한지로 감싼 삼각형의 '유닛'을 기본단위로 한 작품으로서 전광영의 대표작인 <집합(Aggregation)> 시리즈 중 하나이다. △쩡판즈(Zeng Fanzhi)의 <초상화(Portrait)>(2007) 2점은 2000년대 이후 작가가 현대사회와 인간소외를 주제로 작품을 왕성하게 제작했던 경향이 고스란히 담긴 대표작이다.
물납 작품들은 상태조사 등 절차를 거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으로 등록될 예정이며, 향후 다양한 전시와 행사에서 활용될 수 있다.
강대금 문체부 지역문화정책관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첫 물납 미술품을 받게 돼 고무적이다"면서 "전문가들과 관계부처 정책 담당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이루어 낸 결과"라고 전했다. 이어 "미술품 물납제도가 첫발을 내디딘 만큼 많은 관심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문체부는 제도 시행에서 발견한 미비점을 보완하고 제도를 활성화하는 데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