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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신상필벌] 정도원 삼표 회장, '검찰의 칼날' 피할 수 있을까

압수수색까지 펼친 검찰수사 어디까지 "힘들어진 오너가 승계구도 계획"
오너 회사 '에스피네이처' 부당 지원 의혹....모회사 탈바꿈 가능하나


[KJtimes=김지아 기자]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삼표그룹 본사. 지난해 12월 9일 이곳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뿐만 아니다. 그룹 계열사 10여 곳도 압수수색을 당했다. 압수수색의 명분은 그룹의 핵심계열사로 떠오른 에스피네이처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부당지원 의혹 수사였다.

당시 삼표그룹은 '압수수색을 한건 맞지만 정확하게 수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란 입장만 밝혔다. 반면 재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는데 그중 한동안 잠잠했던 부당지원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주류를 이뤘다.
 
◆에스피네이처, 삼표그룹의 모회사 될까 
 
대대적인 검찰 수사의 중심에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있다. 그리고 정 회장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정대현 부회장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 재계 일각과 언론에서는 이들 부자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경영승계 전략에 제동이 걸린게 아니냐’며 '장남 정대현 부회장의 빠른 승진과 승계 과정이 문제가 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면 재계 일각에서 이렇게 분석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재계에서 꼽는 근거는 지난해 12월 대대적으로 펼쳐진 압수수색에 있다. 정 회장은 가족회사인 에스피네이처를 삼표그룹의 모회사로 만들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부당이익 75억원을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삼표그룹 회사 자금이 오너 일가의 사적 이익으로 사용됐는지도 함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검찰의 수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먼저 문제 삼으면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지난 2024년 8월, 삼표산업이 에스피네이처로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제품을 구입하는 등 부당지원을 했다며 이런 일련의 행위에 대해 과징금 116억20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로부터 고발을 당한 '에스피네이처'는 최근 삼표그룹의 핵심계열사로 이목을 끈 곳이다. 에스피네이처의 지분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 정대현 부회장, 차녀 정지윤씨 등 오너 일가가 90.38%을 가지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공정위는 삼표그룹이 에스피네이처에 부당한 일감을 몰아줬고 이를 통해 정도원 회장의 아들인 정대현 부회장의 승계 기반을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내용으로 고발했다"며 "검찰은 이 같은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삼표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떠오른 에스피네이처가 검찰로부터 부당지원, 공정거래법 위반,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데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 “2022년에도 검찰 소환조사 받은 정도원 회장"
 
사실 정도원 회장과 검찰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 12월 삼표그룹 채석장 붕괴 사고 당시 검찰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 의정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홍용화)는 그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소환, 그가 안전보건 관련 조직·인력·예산과 관련해 최종 결정권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당시 이 수사는 세간의 이목을 끌었는데 그 이유는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삼표산업을 지배하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에게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검토했다는데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1월 29일 경기 양주 소재 삼표산업 채석장에서는 높이 20m 토사가 무너져 작업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참사는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이틀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호 사건으로 수사에 착수해 눈길을 끌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다시 고용노동부는 채석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이종신 삼표산업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을 달아 지난 6월 송치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홍 회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 게 있다. 바로 지난 2024년 12월 27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삼표산업과 홍성원 전(前) 삼표산업 대표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게 그것이다. 

현재 검찰은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를 둘러싼 횡령·배임 의혹을 계속 수사하는 한편 홍 전 대표의 잔여 혐의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반면 삼표산업은 공정위 처분에 반발해 과징금 부과 취소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검찰과 인연을 맺을 만한 잠재적인 사건도 있다. 현재 사정당국에서는 지난 2022년 현대제철이 보유 중이던 서울 성수동 일대 토지를 삼표산업이 매입한 과정에 대해 들여다 보고 있다. 

삼표산업이 매입한 토지는 지난 2006년 현대제철이 GBC 건립 목적으로 매입한 곳이다. 그런데 이 토지를 2022년 삼표산업에 3823억원에 매각했다. 표면상으로만 보면 문제가 없는 거래다. 하지만 사정당국에서는 당시 토지 가격을 지나치게 저평가해 헐값에 넘겼고 이로 인해 삼표산이 부당한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그 근거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토지 가격이다. 삼표산업과 현대제철이 거래했던 2022년 당시 평당 가격은 4300만원이다. 이후 2024년 성수동 지역 땅값은 평당 2억원대로 올랐다. 2년 민에 약 5배의 시세가 오른 셈이다. 

사정당국에서 보는 관점은 서울시에서 해당 부지에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이를 반영하지 않고 토지 가격을 측정해 매각했는가 하는 것이다. 만일 이것이 문제가 된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정 회장은 검찰과 또 다른 인연을 맺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관계자는 "삼표그룹과 현대제철의 모그룹인 현대차그룹 간 혼맥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995년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선 씨와 결혼해 인척 관계"라고 귀띔했다. 
 
◆에스피네이처, 정대현 부회장에 '토지사용료' 지급
 
한편 삼표그룹의 오너가 회사인 에스피네이처가 최대주주이자 오너 3세인 정대현 부회장에게 연수원 부지 사용료를 지급해온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인터넷 언론 매체 '비즈한국’은 지난 2021년 5월, 삼표그룹의 환경자원 부문 계열사인 에스피네이처가 정대현 부회장에게 땅 사용료를 지급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등기부을 확인한 결과 정대현 부회장은 에스피네이처가 경주시청으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기 8개월 전인 2005년 11월, 연수원 건물이 지어질 대지 1필지를 개인 명의로 사들였다. 

이와 동시에 인근의 임야 및 대지 5필지(1만802㎡, 3268평)도 함께 매입했다. 연수원 건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07년 2월에도 정 부회장은 인근의 목장용지(344㎡, 104평)를 10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했다. 땅 소유주인 정 사장은 그동안 건물주 에스피네이처로부터 토지 사용료를 받아왔다. 

당시 삼표그룹 측은 ​이에 대해 "정 사장에게 그동안 토지 사용료를 지급한 건 사실이지만, 법적으로 문제될 게 전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직 부회장이 사적으로 회사와 토지 사용료 거래를 하는 것은 전래가 드문 사례"라며 좋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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